자민당의 압승에 따라 당장 고이즈미 총리의 임기 연장론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9월에 임기가 끝나는 고이즈미 총리는 1986년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처럼 더 집권할 공산이 커졌다. 제1야당 민주당의 현 지도부는 참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전망이다.
자민당 내 파벌정치의 퇴색도 두드러질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총선을 통해 당내 기득권 세력(파벌)의 저항을 정면 돌파했다. 이로써 그의 당내 1인지배가 완성된 셈이며 ‘고이즈미 개혁’의 상징인 우정민영화법안이 국회에 다시 제출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대외적으로는 자민당의 대약진과 민주당 사회당 등 야당의 위축으로 고이즈미 총리의 친미(親美) 일변도 외교와 보수 강경 노선이 한층 힘을 받게 될 것이다. 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몇 년째 정상회담조차 열지 못한 채 대치하고 있는 중일 관계와 독도 및 역사 문제의 앙금이 정리되지 않은 한일 관계는 더 꼬일 우려가 있다.
고이즈미 정권의 ‘아시아 경시(輕視) 외교’는 야당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 왔으나 선거 압승으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에 협력하고,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자민당이 추진해 온 헌법 제9조 개정, 즉 명실상부한 일본 국군의 보유를 헌법에 명시하기 위한 논의도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아시아 이웃 나라들과의 외교·군사적 갈등 심화가 우려되는 일본 총선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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