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지지도 38%…취임후 최악 추락

  • 입력 2005년 9월 12일 03시 09분


9·11테러 4주년을 맞은 11일 오전 8시 40분(현지 시간) 참사 현장인 미국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에서 유족 등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이 엄수됐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의 관심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희생자들에게 더 쏠렸다고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전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카트리나 피해를 9·11테러에 비유하며 미국인의 단결과 극복 의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미국인의 부시 대통령 지지도는 40% 아래로 내려가 2001년 1기 취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관심 적어져=추모식은 납치된 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 북쪽 빌딩에 충돌한 오전 8시 46분 1분간의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뉴욕 시 전역의 교회들이 일제히 종을 울려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고 희생자들의 형제자매 320쌍이 혈육 2749명의 이름을 차례차례 불렀다.

또 다른 여객기가 남쪽 빌딩에 충돌한 9시 3분과 쌍둥이 빌딩이 차례로 무너져 내린 9시 59분, 10시 29분 각각 묵념을 해 호명 행사는 잠깐씩 중단됐다.

추모식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이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했다. 그러나 일부 미국 TV들은 같은 시간대에 열린 미식축구 개막식을 생중계했고 브로드웨이 공연도 평소처럼 진행됐다.

앞서 10일 저녁 ‘그라운드 제로’에서는 유족 500여 명이 희생자 사진과 ‘신성한 현장을 보존하라’는 피켓을 들고 세계무역센터 재건축 계획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국방부도 한몫=11일 국방부는 워싱턴에서 열린 ‘자유의 행진’을 주도했다.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들에게 관심과 경의를 표하려는 목적이었다. 이 행사는 미국 안에서 이라크전쟁에 대한 회의론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10일 국방부는 처음으로 민간인들에게 청사 방문을 허용했다. 희생자 가족과 민간인 1500여 명은 충돌 지점을 둘러보며 당시의 공포에 몸서리쳤다. 9·11테러 당시 납치된 3번째 여객기가 국방부 건물에 충돌해 184명이 숨졌다.

▽부시도 카트리나 희생자?=시사주간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10일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38%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1년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AP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부시 대통령 지지도는 39%에 그쳤다.

뉴스위크 여론조사에서 52%는 국내든 국외든 위기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지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고 55%는 부시 대통령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AP-입소스 조사에서 70%는 갤런당 3달러를 넘은 휘발유 가격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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