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3명 美서 2000억원 펀드사기

  • 입력 2005년 8월 15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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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미국에서 재미교포 3명이 관련된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 관련 사기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밝혀졌다.

1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모(34) 씨 등 30대 재미교포 3명은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KL이라는헤지펀드 운용사를 차려놓고 저명인사들이 포함된 투자자들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해 오다 비위사실이 드러나자 달아났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당국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중이나 2억 달러(약 2028억 원)에 이르는 펀드 자금이 사라졌다고 보고있다.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로펌 ‘루이테인’에 따르면 이들은 일시적인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를 유혹해 위탁받은 돈으로 엉터리 거래를 하거나돈을 빼돌려 오다가 발각됐다. 용의자 이 씨와 김모(34) 씨는 SEC 조사관의 방문을 받은 직후 달아났으며조사에 협조하고 있는 또 다른 김모(36) 씨는 범죄 부분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이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 중 하나인 팜비치에 KL 동부해안 사무소를 차린 것은 3년 전. 마세라티 포르셰 등 최고급 호화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부유층 고객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수년간 고객에게 125%의 수익을 돌려줬다.

이 회사에 투자한 225명의 투자자리스트에는 나인 웨스트 구두체인의 창립자 제롬 피셔 씨, 자동차회사 피셔 보디의 상속인 카를로스 모리슨씨, 프로 골프선수 닉 프라이스 씨와 레이먼드 플로이드 씨 등도 들어 있었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씨도 이 펀드에 돈을 투자할 뻔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도 그 펀드에 대한 얘기를 전해 듣고 접촉해 봤으나 진실이라고 믿기에는 너무 수익률이 좋아 투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자라 1996년 로스앤젤레스 툴란대에서 로스쿨을 졸업한 뒤 라스베이거스 지역 로펌에서 도박업종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김 씨는 워싱턴DC의 교외에서 자랐다. 나이가 많은 쪽(36세)의 김씨는 조지 워싱턴대를 졸업한 뒤 한국에서 커피 수입업을 하다 미국으로 다시 왔다.

피해자 측의 게리 클라인 변호사는 KL 고객 225명 중 대부분은 은퇴 연령의 남성이며 이들 중에 전 재산을 잃은 사람도 있다고 일간 마이애미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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