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고정환율제 완화 왜?

  • 입력 2005년 5월 20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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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금융당국이 20년 넘게 지켜 온 고정환율제(페그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홍콩 금융관리국은 최근 미국달러당 7.80홍콩달러로 고정됐던 환율의 변동폭을 미국달러당 7.75∼7.85홍콩달러로 설정했다.

홍콩 금융관리국은 투기세력이 위안화 평가절상(위안화 가치상승)을 예상하고 홍콩달러화를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와는 달리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을 앞두고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미국이 최근 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요구한 것과 이번 조치를 연관시키며 중국이 ‘생색내기용’으로 홍콩달러의 변동 폭을 넓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페그제의 탄력운용이 위안화 변화의 시기를 직접적으로 함축하는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금융당국은 20일 시중은행의 미국달러 및 홍콩달러 예금금리 상한선을 소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위안화 평가절상을 노리고 유입되는 외화를 은행에 묶어둠으로써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에 앞서 19일 위안화 재평가 문제 등과 관련해 중국과의 협상을 전담할 재무부 특사를 신설하고 이 자리에 그동안 재무부에서 이라크재건 문제를 담당했던 올린 웨팅턴 씨를 임명했다.

미 재무부는 “웨팅턴 특사는 중국 측에 위안화 문제 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협의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웨팅턴 특사는 하버드대를 나온 변호사 출신으로 중국어도 전공한 중국통이다.

공종식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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