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뺨치는 교회 늘고있다…커피숍-서점등 운영 이윤추구

  • 입력 2005년 5월 15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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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일리노이 주 윌로크릭 교회가 운영하는 스타벅스풍의 현대적인 커피숍. 초대형 스크린TV를 갖추고 있는 이 커피숍의 연간 수입은 250만 달러에 달한다. 사진 제공 비즈니스위크
미 일리노이 주 윌로크릭 교회가 운영하는 스타벅스풍의 현대적인 커피숍. 초대형 스크린TV를 갖추고 있는 이 커피숍의 연간 수입은 250만 달러에 달한다. 사진 제공 비즈니스위크
미국 일리노이 주 배링턴에 있는 윌로크릭 교회는 전혀 ‘교회’답지 않은 외형을 갖추고 있다. 7200개의 좌석을 갖춘 이 초대형 교회의 어디를 둘러봐도 십자가를 찾을 수 없다. 그 대신 이 교회는 스타벅스풍의 현대식 커피숍과 대형 서점, 자동차 수리점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어린이 신도 유치를 위해 놀이공원 ‘툰 타운’을 개장했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근호(23일자)는 “미국에서 기업형 이윤 추구 전략을 중시하는 ‘초대형 교회(Mega Church)’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커버스토리로 집중 분석했다.

초대형 교회는 대략 주간 예배 참가 신도 수가 2000명이 넘는 교회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국 전역에 50여 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880개로 늘어났다. 초대형 교회 3, 4곳은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250개 브랜드 중 상위 20위권 안에 들 정도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초대형 교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부대사업. 상점 운영은 물론 유료 세미나 개최, 놀이시설 운영도 주요 수입원이다. 다양한 사업 기회 창출을 위해 경영대학원(MBA) 출신 전문가를 고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몇몇 초대형 교회의 경영전략은 경영전문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케이스 스터디로 집중 분석할 만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초대형 교회의 급성장은 미국 복음주의 교파의 급성장과 깊은 연관이 있다.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소수 종파였던 복음주의는 지난해 신도 수가 전체 미국인의 30%를 넘어설 정도로 최대 기독교 종파로 성장했다. 교리 해석보다는 전파에 주력하는 복음주의는 다양한 대중화, 상업화 전략을 통해 일반인에게 친숙하게 접근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초대형 교회의 급성장에 대해 “종교가 자본주의에 물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소비지향적인 베이비붐 세대가 미국 사회의 주도 세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한 교회의 대형화와 상업화는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분석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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