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美대통령 취임 명연설문, 케네디 작품 아니다?

  • 입력 2005년 5월 11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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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횃불은 젊은 세대에 넘어왔습니다. 국민 여러분, 조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십시오….”

미국 역대 대통령 연설 중 최고로 꼽히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1961년 취임 연설문 중 일부다.

월스트리트저널 부편집인을 지냈던 리처드 토펠 변호사는 최근 이 연설문이 케네디의 작품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짜깁기’의 산물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케네디의 여러 발언 내용을 분석하고 수십 명의 케네디 측근을 인터뷰한 결과 51개 문장으로 이뤄진 취임 연설문 중 케네디가 직접 작성한 문장은 9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당시 케네디의 지인들이던 존 K 갤브레이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애들레이 스티븐슨 민주당 의원, 시어도어 소렌슨 변호사 등이 머리를 싸매고 만들어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케네디는 취임 연설문이 전적으로 자기 작품이었다고 주장했었다.

토펠 변호사는 취임 연설문의 핵심 문구인 ‘조국이 당신을 위해…’는 케네디가 직접 만들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문장 역시 케네디의 정치적 소신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그의 학창 시절 교장선생님이 자주 말했던 ”학교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지 묻지 말고, 당신이 학교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라”는 발언에서 아이디어를 빌려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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