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中 무역적자와 전쟁 벌인다

  • 입력 2005년 4월 22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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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對中) 교역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겠다. 그리고 더욱 공격적인 접근방식을 취하겠다.” 로브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내정자가 21일 미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지난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스노 재무장관이 위안화 절상을 촉구한 데 이어 포트먼 내정자까지 중국 압박에 가세한 것.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중국발(發) 무역수지 적자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미중간 ‘경제 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방위 중국 압박=포트먼 내정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은 항상 제대로 규칙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며 그 예로 외국 지적재산권에 대한 침해, 미국상품의 중국시장 접근 제한 등을 들었다.

그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협의에서부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절상 요구도 빠뜨리지 않았다.

USTR 대표는 미국의 해외무역을 조정하는 핵심 직책. 포트먼 대표 내정자의 강경 노선은 즉시 대중 무역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21일 “미국의 재정수지 적자가 지탱하기 힘든 추세”라며 “신속한 대책이 취해지지 않으면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속한 대책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부시 행정부는 올해 무역수지 적자 확대에 따라 올해 재정수지 적자가 427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탄력 받는 중국 제재 방안=미국 상원의 공화·민주 양당 지도부는 이달 초 중국이 위안화 재평가를 단행하지 않으면 중국산 수입 제품에 대해 27.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조치를 위한 압박용인 셈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 2월 대중 무역적자 누계는 291억2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0%나 늘었다

반면 중국 경제는 순항 중이다. 중국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조1360억 위안(약 3800억 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의 성장률을 나타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20일 발표했다. 천문학적 액수의 무역수지 흑자 덕택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미국의 압력을 예상한 듯 즉시 “중국 경제성장률을 낮춰 연착륙시키겠다”고 밝혔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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