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 유엔총장 아들 코조씨, 이라크 지원관련 돈 받은듯

  • 입력 2005년 3월 23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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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아들 코조(32) 씨가 유엔의 ‘이라크 석유-식량 프로그램’ 관련 용역업체에서 최소한 30만 달러(약 3억 원)를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이라크에 납품되는 물품을 검사하는 스위스 업체인 ‘코테크나’가 이 돈을 자금의 출처와 수령인을 알기 어려운 방식으로 코조 씨에게 전달했다는 것.

1997년까지 코테크나에 근무했던 코조 씨는 퇴직 후 경쟁 회사에 취직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약 5년간 총 15만 달러(약 1억5000만 원)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 왔다. 이번 보도에 따르면 총수수액은 당초 알려진 것의 2배나 된다는 것.

FT는 이런 내용을 이탈리아 경제지 ‘일 솔레’와의 공동 취재로 밝혀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코테크나 측은 유엔으로부터 계약을 따내기 위해 아난 총장과 코조 씨의 관계를 이용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코조 씨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아난 총장이 코테크나의 간부를 집무실 등에서 두 번 만났다’는 FT의 보도에 대해 아난 총장의 대변인은 “그 만남은 석유-식량 프로그램 관련 계약과는 아무 관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미국은 코조 씨의 혐의를 이유로 아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해 왔고 이에 대해 코조 씨는 “아버지와 나에 대한 조사는 미국 공화당의 마녀사냥”이라고 반박했다.

폴 볼커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끄는 유엔 조사위원회는 조만간 이 문제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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