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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3월 10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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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가치가 지난해에만 약 10% 상승하고 지난 3년간 50% 이상 오르면서 유럽인들이 플로리다, 뉴욕, 시카고, 또는 콜로라도 스키 리조트 등지의 주택 및 콘도를 사들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 전했다.
이들이 사들이는 주택은 거주용이 아니라 1년에 서너 차례 머무는 휴양주택으로 평소에는 부동산관리회사를 통해 여행자들에게 돈을 받고 빌려 준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사는 팜 길훌리 씨는 지난해 동생과 함께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침실 4개짜리 주택을 21만4000달러에 매입했다. 길훌리 씨는 “고향에서 이 정도 집이라면 95만 달러는 족히 넘을 것”이라면서 “환율이 결정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올랜도 부동산중개회사의 리즈 애그넬로 씨는 “최근 영국의 부동산중개업자로부터 콘도 구입에 관심이 있는 14명을 한꺼번에 소개받았다”면서 “외국인의 미국 주택 구입이 웬만큼 증가하는 정도가 아니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올랜도의 한 리조트 단지의 경우 과거엔 외국인의 매입 비중이 20%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전체 판매분의 71%가 외국인 손에 들어갔다. 또 뉴욕 맨해튼의 경우 외국인의 아파트 매입이 2003년에는 전체 거래 중 4건에 1건의 비율이었으나 작년엔 3건 중 1건으로 흔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외국인들은 주택 실물을 보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사진만 보고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이 같은 유럽인들의 미국 부동산 매입 열기는 달러 약세 외에도 항공업계에 대한 규제 해제로 싼값의 비행기표가 많이 나오면서 미국 여행이 쉬워진 것도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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