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아시아인 행복지수 가장 낮다

  • 입력 2005년 2월 23일 16시 08분


코멘트
'어느 나라에 사느냐'도 개인의 행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행복의 과학' 특별호(28일자)에서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재능을 타고 났지만 이 재능도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고 전했다. 소득과는 특별한 상관관계를 단정할 수 없었다.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편. 가난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푸에르토리코, 콜롬비아 등 남미의 국민들과 정반대의 문화 때문이라고 미국 일리노이대 에드 디에너 교수는 설명했다. 삶의 만족도를 판단할 때 남미 문화는 잘 되고 있는 부분을 먼저 생각하지만 동아시아 사람들은 자기 삶 중에 가장 나쁜 것들을 먼저 떠올리는 문화가 뿌리내려있는 것.

영국 경제학자인 리차드 레이어드 박사의 최근 저서 '행복, 새로운 과학에서 배우는 교훈'에서 발췌한 '국내총생산(GDP)과 행복과의 관계' 도표도 흥미롭다. 세계에서 국민소득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인 나이지리아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부자나라' 일본보다 높았다. 미국이나 스위스,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국민소득 '상위권' 국가들의 행복 지수는 대체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차이는 행복에 대한 문화적 차이에서도 온다. 백인 미국인들은 행복 자체를 긍정적인 목표로 인식했으나 동아시아 문화에서는 개인의 행복 추구가 집단의 시기심을 유발한다든지, 집단의 조화를 깨뜨린다는 등의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거기다가 당분간은 동아시아인들의 '불행'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됐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서 직업, 배우자, 물질에 대한 개인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반면 과거 집단중심적인 문화와 충돌하면서 높은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또 개인의 인간적 관계의 질이 국가와 상관없이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고 타임은 전했다. 소득이 줄어드는 것보다 실직이 더욱 개인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사회적 관계가 파괴되기 때문이라는 것. 가족, 친구와의 관계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국민의 행복을 증진하기 위해 생산성을 높이는 미국식의 경제정책보다는 가족, 직업 등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정책이 옳다. 인간은 위험을 감수하고 얻는 것보다 가지고 있는 것을 잃지 않고 현상 유지하는 것에서 더욱 큰 만족을 얻기 때문이다.

그밖에 민주화는 국민들의 행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타임은 덧붙였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