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얼음이 사라진다…지구온난화로 한반도7배 크기 붕괴

  • 입력 2005년 1월 26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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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초 남극반도 오른쪽에 있는 '라선B' 빙붕이 녹아 무너지는 모습. 한달만에 싱가포르 크기의 5배 가까운 얼음덩어리가 무너져 내렸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2년초 남극반도 오른쪽에 있는 '라선B' 빙붕이 녹아 무너지는 모습. 한달만에 싱가포르 크기의 5배 가까운 얼음덩어리가 무너져 내렸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영국 남극조사단은 지난해 12월 남극 반도 곳곳에서 커다란 초지(草地)를 발견했다. 이 지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얼음으로 뒤덮여 풀을 구경하기 어려웠던 곳. 지구 온난화로 남극을 덮은 얼음 덩어리가 급속히 녹아내리고 있다. 한반도 7배 면적의 거대한 빙붕들이 무너진 것으로 확인됐다. 녹아내린 남극의 얼음이 지구촌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각국 과학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뜨거워진 남극=뉴욕타임스는 남극반도 주변의 빙붕들이 최근 붕괴되고 있다고 25일 전했다. 남극반도는 남미 대륙 쪽으로 뻗어 있고 남극에서는 가장 북쪽에 위치해 기온이 제일 높은 곳.

1995년 남극반도 오른편에 있는 ‘라센A’ 빙붕이 붕괴된 뒤 1998년 근처의 윌킨스 빙붕이 무너졌다. 이어 2002년 초에는 ‘라센B’ 빙붕 3250km²가 쪼개지면서 수많은 빙산을 웨들 해(海)에 뿌려놓았다. 이는 30년 만에 가장 큰 붕괴 규모였다.

미국 빙하학자인 에릭 스티그 박사는 “남극반도는 캐나다의 유콘 지역과 함께 기온 상승의 선두를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 유콘에서는 지난 10년간 평균기온이 2도 올라 붉은다람쥐의 출산시기가 빨라지는 등 유전적인 변화까지 초래한 것으로 보고 됐다.

뉴욕타임스는 2002∼2003년 남극반도에 있는 빙하 3개의 유출 속도가 8배 빨라졌다고 전했다. 비슷한 징후는 남극점 근처에서도 발견되며 지구 반대편 북극에서도 영구동토층이 녹고 빙하의 높이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지구촌 영향=빙붕은 빙하가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가로막는다. 병의 코르크마개처럼 내용물이 쏟아지는 것을 막는 것과 같은 역할. 빙붕이 무너지면 빙하의 유출 속도는 빨라지고, 이는 해수면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신문은 아문센 해의 빙하들은 해수면을 1.3m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얼음을 안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저지대가 물에 잠기고, 기후 변화가 초래된다.

남극의 빙하와 빙붕이 녹아내리는 원인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대기와 대륙 해양의 온도 상승 때문인지, 이들 요소가 복합된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빙상·빙붕·빙하▼

빙상(氷床·ice sheet)은 대륙을 덮고 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 빙붕(氷棚·ice shelf)은 빙상의 일부가 바다 위로 뻗어 나온 부분. 빙붕이 붕괴되면서 크고 작은 빙산(氷山·iceberg)이 생긴다. 빙하(氷河·glacier)는 하천처럼 낮은 곳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얼음 덩어리를 말한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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