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소네 "천황을 국가원수로 격상하자"

  • 입력 2005년 1월 21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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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會根康弘) 전 총리가 이끄는 정책연구소가 천황을 국가원수로 격상하고 정식 군대 보유, 교전권 보유 등을 골자로 한 자체 개헌안을 내놓았다.

21일 요미우리신문은 나카소네 전 총리의 영향 아래 있는 '세계평화연구소'가 작성한 전문과 11장, 116조의 개헌안 내용을 보도했다.

비록 민간연구소의 자체안이나 국수주의 정계 인맥의 거두인 나카소네 전 총리는 현재 집권 자민당의 개헌추진기구인 '신헌법 기초위원회' 위원이기도해 이 안이 향후 정치권 개헌 작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나카소네 개헌안은 '전쟁 포기'를 명기한 현행 헌법 9조1항은 논란을 필해 그대로 두었다. 그러나 1항의 전쟁포기 정신을 위해 만들어진 2항의 전력(戰力)보유 금지 조항은 정반대로 '방위군' 보유로 바꾸었다. 또 방위군은 유엔 결의 없이도 국회 승인 아래 국제협조를 명분으로 해외에 파견할 수 있게 했다. 이같은 내용은 과거 아시아 침략전쟁의 교훈 아래 만들어진 현행 '평화 헌법'의 정신을 포기하는 것이다.

개헌안은 헌법 전문에 "일본 국민은 독자의 문화와 고유의 민족생활을 형성, 발전시켜왔다"며 일제하 황국론을 연상케 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또 제1조에는 현재 상징적 존재로 규정된 천황을 일본국 원수로 삼는다는 내용도 있다. 군 통수권이나 정치적 권한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없지만 일본 사회내에 천황을 떠받드는 국수주의 세력이 팽창하고 있는 시기와 맞물려 민주적 질서가 침해받을 우려도 있다.

행정권을 내각에서 총리로 넘기는 등 총리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도 있다. 또 총리 선출과 관련, 중의원 선거때 각 정당이 총리후보를 내세우도록 해 의원내각제를 유지하면서도 총리 직접선거 효과를 거두도록 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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