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빔 테러…“항공기 조종사에 일시적 시각장애 유발”

눈에 비추면 일시적 시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레이저 광선이 항공기 조종석에 날아드는 사건이 미국 상공에서 열흘 사이에 8번이나 발생해 미 수사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 유나이티드 항공은 3일 “2일 내슈빌을 떠나 시카고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 이륙 직후 조종석으로 녹색 레이저 빔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그러나 더 이상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승객 30명이 탑승한 이 비행기는 무사히 시카고에 도착했다.

FBI는 현재 클리블랜드, 워싱턴, 휴스턴 등지에서 발생한 레이저 광선 발사사건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FBI는 일단 “테러 관련 증거는 없으며 장난이나 실수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토안보부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소책자에서 “테러범들이 레이저 빔을 사용할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방항공국 관계자는 “레이저 빔은 3km 밖에서도 항공기 조종사에게 일시적인 시각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FBI는 지난해 말 뉴저지 주에서 발생한 비슷한 사건을 조사한 결과, 한 기업인이 딸과 함께 헬리콥터 이착륙장 부근에서 볼펜 모양의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해 장난을 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