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껫 부상자 6명 입국 "사고 순간은 생각하기도 싫어요"

  • 입력 2004년 12월 30일 1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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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순간은 생각하기도 싫어요. 아주 지긋지긋합니다."

30일 오전 10시 5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태국 푸껫에서의 마지막 정기선인 대한항공 여객기가 지지해일의 피해를 입은 중상자 6명을 포함한 승객 127명을 태우고 도착했다.

다리 골절을 입은 김홍국 씨는 기내에서 휠체어를 타고 입국장을 빠져 나오면서 사고 순간을 묻는 질문에 대해 악몽의 순간을 떠올리기 싫은 듯 거의 대답을 하지 않았다.

또 해일 피해로 숨진 배무출 씨(75·여)의 딸 김미정 씨 등 중상자 3명은 기내에서 곧바로 비상구를 통해 앰뷸런스에 옮겨진 뒤 서울 아산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김 씨는 해일에 휩쓸려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깨와 늑골 골절로 인해 고통스런 모습을 보인 이민아 씨(29·여)는 여객기가 도착한 이후에도 30분 동안 기내에서 안정을 취한 뒤 앰뷸런스에 몸을 실어야 했다.

그가 눈물을 계속 흘리자 승무원이 "이제 한국에 도착했으니 힘내고 기운차리라"고 위로하기도 했다.

이날 승객은 대부분 한국인 이었으나 외국인 1명도 심한 부상을 입어 휠체어를 타고 입국 수속을 밟았다.

푸껫에서부터 부상자와 함께 온 대한항공 항공보건팀 의사 한복순 씨(50·여)는 "한국인 부상자들이 푸껫의 여러 병원에 분산 수용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주로 골절상을 입은 환자들이 이번에 귀국했다"고 말했다.

한편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로 숨진 배 씨의 시신은 이날 오전 7시 50분경 타이항공으로 도착해 유족에게 인계됐다. 당초 배 씨를 포함한 한국인 4명의 시신이 대한항공 마지막 정기선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었으나, 장례절차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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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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