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위성 타이탄에 탐사기 보내

  • 입력 2004년 12월 24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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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최대의 위성인 타이탄에 ‘인류의 첫 크리스마스 선물’이 배달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는 성탄절인 25일 오전 9시경(한국시간) 탐사기 호이겐스를 분리시켜 타이탄으로 보낸다. 호이겐스는 유럽연합(EU)의 유럽우주국(ESA)과 이탈리아 우주국(ISA)이 공동 제작했다.

카시니호는 1997년 10월 15일 지구에서 발사돼 6년 8개월여 동안 35억 km의 우주를 날아간 끝에 7월 1일 토성 궤도에 진입했다. NASA는 호이겐스가 지금까지 발사된 우주 탐사기 중 지구에서 가장 멀리 있는 행성의 대기에 진입한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에 출발한 호이겐스는 내년 1월 14일 타이탄에 도착한다. 카시니호에서 떨어져 나간 뒤 3주일 지나서다.

타이탄을 향해 이동하는 3주일 동안 호이겐스는 동력이 정지돼 마치 ‘겨울잠’을 자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 이어 타이탄의 대기에 진입하기 45분 전 시한장치를 통해 ‘겨울잠’에서 깨어나 감각을 되찾는다.

3개의 낙하산을 연속으로 펼쳐 속도를 떨어뜨리면서 타이탄 표면에 닿을 때까지 2시간 반 동안 대기 성분과 구성, 대기입자의 크기 등을 측정할 예정이다.

NASA와 ESA는 호이겐스가 타이탄 대기의 기원과 진화과정에 관한 결정적인 정보를 보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정보들은 38억 년 전 지구에 대기가 만들어질 때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타이탄은 태양계에서 지구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질소가 풍부한 대기를 갖고 있다.

호이겐스는 또 타이탄에 부딪치는 과정에서 타이탄의 표면 상태가 고체인지 액체인지 파악하게 된다. 카시니호는 11월 타이탄 표면에서 흘러내린 얼음의 흔적을 발견해 ‘얼음 화산’의 존재 가능성을 알려온 바 있다.

호이겐스는 1655년 타이탄을 처음 발견한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크리스티안 호이겐스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ESA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도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에서 착륙선 ‘비글 2호’를 분리시켜 화성 표면으로 보냈다.

그러나 당시 ‘비글 2호’는 화성으로 떠난 뒤 통신이 두절됐으며 과학자들은 착륙하면서 부서졌거나 화성 표면의 분화구 속에 빠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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