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잡이 논란]유럽, 어획 쿼터 소폭 감축

  • 입력 2004년 12월 23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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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2005년 각국의 어획 쿼터에 합의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낮은 수준으로 어획량 쿼터를 줄이는데 그쳐 환경 보호론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EU 어업관련 장관들은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내년 어업 쿼터에 합의하면서 향후 수년간 어획량을 약간씩 줄이고 쿼터를 초과하는 어로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특히 관심이 모아졌던 북해와 아일랜드 근해 및 스코틀랜드 서쪽 해역 어장에 대해서는 계속 조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국제해양개발위원회(ICES) 소속 과학자들은 최근 북해의 대구 어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당초 대구의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북해와 아일랜드 근해 및 스코틀랜드 서쪽 해역 어장을 잠정적으로 폐쇄할 것을 제안했으나, 이번 회의에서 이해 당사국의 반발에 부닥쳐 제안을 철회했다.

또 프랑스 서안 비스케이만 근처에서의 어획 허용량을 85% 감축한다는 방안에 대해서도 프랑스와 스페인이 반대해 10% 감축에 그쳤다.

이에 대한 반응은 이해관계에 따라 나라마다 엇갈렸다.

특히 북해 어장을 주요 활동 무대로 하고 있는 영국의 어업 관계자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환경보호주의자들은 “대구가 완전히 멸종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ICES에 따르면 현재 북해 어장의 대구 총량은 약 4만6000t 정도로 1970년대와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최소한 15만t 정도는 돼야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운동가들은 어획 허용량을 줄여도 대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으므로 어장을 완전 폐쇄하는 방법만이 북해에서 대구가 멸종하는 것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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