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빗댄 침팬지그림 철거 논란

  • 입력 2004년 12월 14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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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식당들이 모여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첼시 마켓에서 2000여명의 관람객이 참석할 정도로 성황 속에 열린 미술 전시회가 개막 이틀만인 11일 막을 내렸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희화화한 작품을 내건 것이 화근이 됐다.

사진과 그래픽 분야 등의 신인작가를 발굴해 소개하는 미술잡지 '애니멀' 주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60여 작품이 전시돼 내년 초까지 일반관람객에 선보일 예정이었다.

문제가 된 작품은 크리스토퍼 사비도(23)의 침팬지 그림. 멀리서는 부시 대통령의 초상화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수 백 마리의 침팬지가 늪지대에 모여 있는 장면이 나타난다.

전시를 준비한 큐레이터 버키 터코는 "전시장 소유주인 첼시 마켓측이 침팬지 그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전시는 이것으로 끝이며 그림을 떼어내지 않으면 체포 하겠다'고 말하더니 11일 멋대로 작품들을 밖으로 끌어냈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피츠버그에 살고 있는 사비도씨는 "이 작품의 의미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웃다가 깜짝 놀라 다시 생각을 하도록 하는데 있다"며 "나는 나를 표현하기 위해 뉴욕에 왔는데 이런 검열이 뉴욕에서 벌어질 줄 몰랐다"고 비난했다.

전시가 중단되자 일부 작가들이 13일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사비도씨는 "표현의 자유는 예술보다 더 치열한 것이며 미국인의 기본적인 자유"라고 주장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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