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기도’ 최근 러시아에서도 있었다

  • 입력 2004년 12월 13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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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야당 대선후보의 독극물 중독과 크게 변한 얼굴이 연일 외신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인터넷판은 13일 유셴코 후보에 대한 다이옥신 독살 기도설을 계기로 옛 소련 및 최근 러시아에서도 정적 제거용으로 독극물이 사용된 전례가 있다며 이를 소개했다.

2002년 체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군벌 카타브가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러시아연방비밀경찰(FSB) 관계자로부터 온 편지를 읽은 직후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편지지에 발라져 있던 독극물이 피부를 통해 침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78년에는 소련 출신으로 영국에 망명해 BBC방송 해설가로 활동하던 게오르기 마르코프가 런던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행인의 우산 끝에 찔렸다 귀가 직후 고열과 구토 끝에 사망했다. 불가리아 첩보원이 독극물 리신을 바른 독침으로 암살했다는 게 정설이다. 마르코프 암살 교사 혐의로 영국 공항에 억류되기도 했던 KGB 해외방첩국장 출신의 올레그 칼루긴 씨는 “KGB는 자동차 손잡이에 젤 타입의 독극물을 발라 암살하는 계획을 세운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7월에는 전직 KGB 고위 간부의 비리를 조사하던 노바야 가제타의 유리 슈첸코치킨 부편집장이 원인 모를 피부질환으로 사망했는데 유족들은 다이옥신 중독에 의한 독살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000년 9월 비리 폭로를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매체 편집장이 행방불명됐다가 키예프 외곽에서 시신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유셴코 후보는 얼굴 변형이 시작되기 바로 전날인 9월 5일 저녁 이고르 스메쉬코 우크라이나 보안국장과 식사를 함께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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