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 ‘갈수록 태산’…집안싸움 ‘내코가 석자’

  • 동아일보
  • 입력 2004년 12월 2일 18시 09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내우(內憂)’로 중동이 긴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아리엘 샤론 총리의 집권 연정이 사실상 붕괴됐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선거전에는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인티파다(민중봉기) 지도자 마르안 바르구티 씨가 출마를 선언했다.
▽고립된 샤론=1일 이스라엘 의회는 샤론 정부가 내놓은 2005년 1차 예산안을 69 대 43으로 부결시켰다. 샤론 총리는 반대표를 던진 연정 시누이당 소속 장관 4명을 해임했고 15석의 시누이당은 이에 반발해 연정에서 탈퇴했다.



역시 연정 파트너였던 국민종교당과 국민연합은 이미 연정을 떠난 상태여서 이제 샤론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 40석만이 여당으로 남았다. 그러나 리쿠드당마저 분열된 상태.
샤론 총리는 곧 제1야당인 노동당과 연정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동당은 샤론 총리의 가자지구 철수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더 타임스는 “리쿠드당과 노동당의 수개월에 걸친 비공식 접촉은 아무 결실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야당은 정부 불신임안을 6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의 혼전=1일 바르구티 씨가 부인 파드와 씨를 시켜 수반선거에 후보로 등록해 파란이 일고 있다.
바르구티 씨는 최근 불출마 의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 지지를 밝혔으나 “수백 통의 지지 메시지를 받고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파타중앙위원회’는 즉각 “무책임한 행위”라며 그를 비난했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바르구티 씨의 출마로 아바스 의장은 당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무장조직 하마스는 선거 불참을 선언한 뒤 지지자들에게 선거 보이콧을 촉구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불안한 중동=샤론 총리가 실각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면 내년으로 예정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는 연기되거나 무산될 공산이 크다. 당연히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팔레스타인에서도 온건파인 아바스 의장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 재개를 원하지만 바르구티 씨는 ‘무력투쟁’을 주장하고 있다. 바르구티 씨가 당선되면 이스라엘과의 관계는 더 꼬일 수밖에 없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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