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쟁탈전 뜨겁다…美, 친중정책 필리핀에 “양자택일”

  • 입력 2004년 12월 1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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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최근 중국과 정보 협력관계를 맺으려다 미국으로부터 “미국과 중국 중 한 나라를 선택하라”는 경고를 받았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양다리를 걸치지 말라는 뜻이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1일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 특히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는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오랜 동맹국인 필리핀은 7월 이라크에서 병력을 철수한 뒤 중국을 중요한 안보 파트너로 삼았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6월 재선에 성공한 뒤 첫 공식 방문국가로 중국을 선택하기도 했다.

이어 필리핀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상호 방문했으며 양국은 남중국해 자원개발을 위한 비밀 의정서에도 조인했다.

존 태시크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중국은 그동안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에 ‘미국 아니면 중국’ 중 양자택일 하라는 전략을 펼쳐왔으며 결국 중국을 선택하도록 만들어왔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필리핀의 대만제 F5-E 전투기 구매 시도를 무산시켰고, 싱가포르가 대만 지도자들을 비난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또 중국과 대만이 전쟁을 벌일 경우 호주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갖도록 유도했다.

태시크 연구원은 “필리핀과 중국의 정보협력 시도에 미국이 불가 판정을 내린 것은 미국의 공세적 대응의 첫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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