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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24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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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고 명문 옥스퍼드대에서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로즈 장학생’ 32명 중의 1명으로 선발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4학년 이용화(미국명 로럴 용화 리·23·사진)씨는 24일 전화와 e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옥스퍼드대에서 면역학 부문 박사학위를 딴 뒤 미국에서 의학을 더 공부해 신경과학 분야에서 공헌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로즈 장학생은 학비와 생활비를 전액 제공하는 세계적인 장학 프로그램으로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등 세계적인 지도자를 배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미국에서는 주별 대표를 놓고 선발대회를 벌인다.
키 175cm인 이씨는 패션잡지 ‘글래머’의 ‘미국 최고 10대 여대생 2004’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내년 ‘국제성취대회’에 미국 대학생 대표로 참가하기로 돼있는 ‘팔방미인’.
진주과학고 1학년을 다니다 1998년 부모를 따라 미 시애틀로 이사해 고교를 다닌 이씨는 고교 2학년 때 학과목을 모두 이수하고 대학과정(AP)까지 마쳤다. 3학년 때는 세계 수준급인 프레드 허치슨 암센터에서 인턴과정을 했다.
미국에 온 지 3년 만에 MIT 전액 장학생으로 합격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대학시절에는 조정 대표선수도 지냈다. 그는 “주말마다 학교 앞 찰스강에서 살았고 평소 저녁식사 직전의 약간 여유 있는 시간엔 실내 연습장을 찾았다”고 회상했다.
고교시절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활약했던 그는 바이올린도 손을 놓지 않았다. MIT에서 전공 외에 체육이나 예술 방면에 뛰어난 학생들에게 주는 상을 받았다.
미국 학교과정에서 중시하는 봉사활동 특별활동에도 앞장서 대학 때 온두라스에서 빈민여성의 면역실태 조사 활동을 펼쳤다.
이씨는 대우조선에서 근무하다 미국의 컴퓨터 회사로 자리를 옮긴 부친 이한칠씨와 모친 이중용씨의 2녀 중 장녀. 시애틀에 거주하는 어머니 이씨는 전화인터뷰에서 “어려서부터 독서와 글쓰기, 음악을 강조했으며 남들에게 겸손하도록 교육시켰다”고 말했다. “두 딸이 미국 교육에 쉽게 적응한 것은 한국에서 암기교육보다 읽고 쓰기를 강조한 결과인 것 같다”고 어머니 이씨는 소개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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