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부시 잘해주길”…日여권, 부시지지 발언 구설수

  • 입력 2004년 10월 17일 17시 59분


일본 정부 여당 관계자들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잇달아 해 구설수에 올랐다.

부시 대통령과 접전 중인 민주당 존 케리 후보측이 어떤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일본 정관계에서는 케리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일관계 악화를 초래할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자민당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간사장은 15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미 대선 후보 중 누가 더 좋으냐는 질문을 받고 “부시 대통령이 아니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도 14일 미 대선 후보토론회가 끝난 뒤 ‘맹우인 부시 대통령에게 전할 말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부시 대통령과 친하기 때문에 (선거에서) 잘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두 사람의 발언에 대해 “타국 선거에 관해 특정 후보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며 비판했다.

사민당도 “케리 후보 승리시 외교상 큰 문제”라면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정부와 자민당 내에서도 걱정하는 시각이 많다.

비판 여론이 일자 고이즈미 총리는 15일 밤 회견을 통해 “다른 나라 선거에는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일관계는 중요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다케베 간사장도 “대북 정책에 대해 정치인 자격으로 의견을 밝힌 것이었을 뿐 선거에 간섭할 생각은 없었다”며 한발 물러섰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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