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부대 “1115㎞ 이동 완료…낙오자 한명도 없습니다”

  • 입력 2004년 9월 22일 18시 40분


드디어 도착쿠웨이트에서 3박4일간 1115km를 달려온 자이툰부대가 아르빌의 관문인 ‘알툰카프리’를 통과하고 있다. 자이툰 부대원 2800여명은 22일 쿠웨이트로부터 이라크 북부 아르빌까지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쳤다.-사진제공 합동참모본부
드디어 도착
쿠웨이트에서 3박4일간 1115km를 달려온 자이툰부대가 아르빌의 관문인 ‘알툰카프리’를 통과하고 있다. 자이툰 부대원 2800여명은 22일 쿠웨이트로부터 이라크 북부 아르빌까지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쳤다.-사진제공 합동참모본부
국방부는 22일 이라크평화재건사단(자이툰부대)의 이동작전(일명 파발마작전) 일지를 공개하고 “자이툰부대가 모두 무사히 아르빌에 도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방부의 공개 내용을 중심으로 자이툰부대가 쿠웨이트를 거쳐 한국군 파병지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안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했다.

▽한국군 사상 최장거리 수송작전=자이툰부대는 지난달 3일부터 이달 3일까지 7개 민항기 편으로 비밀리에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출발했다. 첫 도착지는 쿠웨이트 내 미군기지인 캠프 버지니아. 도착 후 육로 수송을 담당한 자이툰부대원들은 매일 오전 3시에 일어나 차량운전 훈련을 반복했다.

육로 수송에 투입되지 않은 병력 1280여명은 2∼4주간의 현지적응 훈련을 받은 뒤 곧바로 미군 수송기를 타고 9∼22일 아르빌에 도착했다.

육로수송은 3개 부대로 나눠 3∼20일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각 부대의 수송기간은 3박4일. 황의돈 사단장을 비롯한 부대원들은 2일 머리카락을 짧게 깎는 ‘삭발 투혼’의 각오로 파발마작전 출정식을 가졌다.

“그래도 김치”
이라크 진입에 앞서 쿠웨이트에 도착한 자이툰부대원들은 미군기지인 캠프 버지니아에서 약 한 달간 현지적응 훈련을 받았다. 자이툰부대원들이 전투 식량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합동참모본부

3일 오전 3시 육로 수송 1진이 출발했다. 서희·제마부대가 주둔했던 남부 나시리야, 이라크 무장단체가 활개 치는 바그다드, 지난해 한국 민간인이 피살됐던 티크리트, 당초 파병예정지였던 키르쿠크를 거쳐 아르빌까지의 이동거리는 1115km.

이동로는 일부 비포장도로를 제외하곤 2∼6차로의 고속도로였지만 움푹 파인 도로와 도로 위에 떨어진 쇠붙이 등으로 타이어가 펑크 나기 일쑤였다. 매일 6∼9시간씩 달렸지만 평균 시속은 40km에 못 미쳤다.

▽테러 위협과 미군의 지원=부대원들을 가장 긴장시킨 것은 역시 이라크 무장단체의 움직임. 3일 1진 부대가 출발한 직후 합동참모본부는 자이툰부대에 긴급 전문을 날렸다. ‘곧 시아파 종교지도자의 추모기간이 시작되니 이 기간 중 이동을 자제할 것.’

합참은 추모기간이 끝나기를 기다려 당초 예정보다 1∼2일 늦게 2, 3진을 출발시켰다. 합참은 각 수송부대에 위치추적장치를 지급하고 국내 합참 상황실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부대 이동을 지켜봤다.

이라크 중부 힐라와 티크리트 주변을 통과할 때 1개씩의 폭발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다행히 한국군과 동행한 미군 도로정찰대와 폭발물 처리반이 사전에 발견해 폭파 처리했다. 또 미군은 한국군 수송기간 내내 아파치 공격용 헬기 3, 4대로 공중 엄호했으며 스케니아와 티크리트 사이 구간에선 전투기까지 동원했다.

황 사단장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과의 통화에서 “일부 장병이 ‘물갈이’로 복통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아르빌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자이툰부대가 쿠웨이트에서 아르빌까지 육로로 옮긴 장갑차와 차량은 모두 394대. 장갑차를 실은 차량들이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다(왼쪽). 자이툰부대원들이 쿠웨이트 슈아이바 항에서 장교로부터 파병 장비와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작전 지시를 받고 있다(오른쪽). -사진제공 합동참모본부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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