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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22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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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사상 최장거리 수송작전=자이툰부대는 지난달 3일부터 이달 3일까지 7개 민항기 편으로 비밀리에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출발했다. 첫 도착지는 쿠웨이트 내 미군기지인 캠프 버지니아. 도착 후 육로 수송을 담당한 자이툰부대원들은 매일 오전 3시에 일어나 차량운전 훈련을 반복했다.
육로 수송에 투입되지 않은 병력 1280여명은 2∼4주간의 현지적응 훈련을 받은 뒤 곧바로 미군 수송기를 타고 9∼22일 아르빌에 도착했다.
육로수송은 3개 부대로 나눠 3∼20일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각 부대의 수송기간은 3박4일. 황의돈 사단장을 비롯한 부대원들은 2일 머리카락을 짧게 깎는 ‘삭발 투혼’의 각오로 파발마작전 출정식을 가졌다.
![]() 이라크 진입에 앞서 쿠웨이트에 도착한 자이툰부대원들은 미군기지인 캠프 버지니아에서 약 한 달간 현지적응 훈련을 받았다. 자이툰부대원들이 전투 식량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합동참모본부 |
3일 오전 3시 육로 수송 1진이 출발했다. 서희·제마부대가 주둔했던 남부 나시리야, 이라크 무장단체가 활개 치는 바그다드, 지난해 한국 민간인이 피살됐던 티크리트, 당초 파병예정지였던 키르쿠크를 거쳐 아르빌까지의 이동거리는 1115km.
이동로는 일부 비포장도로를 제외하곤 2∼6차로의 고속도로였지만 움푹 파인 도로와 도로 위에 떨어진 쇠붙이 등으로 타이어가 펑크 나기 일쑤였다. 매일 6∼9시간씩 달렸지만 평균 시속은 40km에 못 미쳤다.
▽테러 위협과 미군의 지원=부대원들을 가장 긴장시킨 것은 역시 이라크 무장단체의 움직임. 3일 1진 부대가 출발한 직후 합동참모본부는 자이툰부대에 긴급 전문을 날렸다. ‘곧 시아파 종교지도자의 추모기간이 시작되니 이 기간 중 이동을 자제할 것.’
합참은 추모기간이 끝나기를 기다려 당초 예정보다 1∼2일 늦게 2, 3진을 출발시켰다. 합참은 각 수송부대에 위치추적장치를 지급하고 국내 합참 상황실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부대 이동을 지켜봤다.
이라크 중부 힐라와 티크리트 주변을 통과할 때 1개씩의 폭발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다행히 한국군과 동행한 미군 도로정찰대와 폭발물 처리반이 사전에 발견해 폭파 처리했다. 또 미군은 한국군 수송기간 내내 아파치 공격용 헬기 3, 4대로 공중 엄호했으며 스케니아와 티크리트 사이 구간에선 전투기까지 동원했다.
황 사단장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과의 통화에서 “일부 장병이 ‘물갈이’로 복통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아르빌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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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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