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전학원 조용문 원장 美UCLA에 年5만달러 기부

  • 입력 2004년 8월 24일 19시 03분


24일 UCLA 한국음악과 김동석교수(왼쪽)가 조용문원장으로부터 후원증서를 전달받고 있다.-사진제공 서전학원
24일 UCLA 한국음악과 김동석교수(왼쪽)가 조용문원장으로부터 후원증서를 전달받고 있다.-사진제공 서전학원
미국 대학 내의 유일한 한국음악과가 재정난으로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의 한 입시학원이 거액을 기부하겠다고 나섰다.

부산 서전학원(학원장 조용문)은 24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민족음악대학 한국음악과 김동석 교수와 ‘후원 조인식’(사진)을 갖고 5만달러(약 6000만원)를 전달했다. 학원측은 앞으로 10년간 매년 5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재정난으로 새 학기가 시작하는 9월부터 UCLA의 한국음악과를 없애기로 6월경 결정했다. 일본음악 강좌는 이미 4년 전 폐강됐다.

김 교수는 7월 중순 이런 사정을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렸으나 도움의 손길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중 서전학원이 ‘백기사’로 나타난 것.

이에 따라 UCLA는 주정부에 한국음악과의 존속을 요청했고 승낙까지 받았다. 그러나 위기를 모면했지만 아직 재원이 크게 부족해 김 교수는 국회 등을 찾아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30여년 전 첫 강좌가 개설된 한국음악과는 교민인 백인명 할머니(작고)가 반찬가게를 하면 모은 2000달러를 내놓아 장구와 북 가야금 등 악기 10여점을 구입하면서 어렵게 출발했다. 이후 한국음악과는 가야금 거문고 해금 사물놀이 등 한국의 전통음악 전반에 관한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며 한국음악의 해외 전파에 기여해 왔다.

특히 한국음악과는 UCLA 민족음악대학 내 여러 학과 중 가장 인기가 높았으며 150여명의 학생 중 절반이 외국인이다.

조 원장은 “미국 대학 내 유일한 한국음악과가 없어지는 것은 민족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생각해 후원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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