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스인훙/중국-대만-미국의 함수관계

  • 입력 2004년 7월 7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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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5월 17일 당중앙 대만공작판공실과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공동명의로 대만 총통선거(3월 20일) 결과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하나의 중국에 대한 입장은 결코 타협할 수 없으며 대만 독립은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 중국 인민은 대만이 독립을 시도할 경우 모든 대가를 아끼지 않고 이를 철저히 분쇄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이 성명은 2000년 하반기부터 시행해 온 대만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에 대한 온건정책을 바꾼 것으로, 대만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다. 미국의 압력을 통해 대만 독립을 저지한다는 그간의 방침이 군사 위협을 직접 동원하는 쪽으로 강화된 것이다.

이미 중국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대만 문제에 강경책을 구사한 바 있다. 1996년 대만에 대한 미사일 시험이 대표적이다. 이 강경정책은 2000∼2001년에 폐기됐다. 2000년 대만 총통선거 결과 강경정책이 오히려 반작용을 불렀다는 반성 때문이다. 또 국민당의 재집권 및 양안 경제교류가 대만 독립을 저지하고 통일을 촉진할 것이라는 희망도 작용했다. 중국과 미국의 긴장 국면 조성으로 대만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수단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판단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천 총통의 연임은 중국이 더 이상 온건정책을 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대만 민중의 독립 정서는 현저히 확산됐고 국민당 내에서도 점차 대만화 혹은 독립 경향이 분명해지고 있다. 양안 경제교류도 기대만큼의 작용을 못하고 있다.

대만 문제에 있어서 대미 외교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태도는 여전히 한계가 있으며 다소 애매하기까지 한 것이 사실이다. 미국은 일찌감치 천 총통의 연임을 인정했고 5월 20일 취임 연설을 ‘건설적’이라고 평가했다. 대만 독립에 대한 중국의 강경 태도를 재차 비난하면서 5월 17일의 중국 성명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미국은 최근 대만과의 군사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에 가장 안 좋은 조짐은 미국 정부 내에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의 압력으로 대만 독립을 저지하겠다는 중국의 정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최근 수개월간 대미 외교의 결론은 미국으로 하여금 대만 독립을 막도록 하려면 미국이 중국의 무력 동원에 대해 진정으로 우려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강경정책은 실재적이고도 잠재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강경정책은 진정으로 최후 수단을 준비해 둔다는 결의와 확실한 실천 계획이 있을 때만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 강경정책이 장기화되고 군사위협을 운위하는 표현이 잦아지면 미국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양안 현상을 변경하려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천 총통이 앞으로 1∼2년 간 유화 제스처로 미국과 대만 관계를 회복할 경우 중국의 강경정책은 국제적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

중국이 대만 독립을 저지하려면 군사와 외교 수단의 균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믿을 수 있고 안정적인 군사위협을 독립 저지를 위한 주요 전략 수단으로 삼되 이를 통해 대만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스인훙 중국 人民大국제관계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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