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이라크人과 결혼생각"

  • 입력 2004년 6월 26일 01시 48분


김선일씨가 자신의 목숨을 앗아간 이라크 사람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던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씨는 특히 납치되기 전 이라크 여성과 결혼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의 고교 동창 심모씨(35)는 25일 “선일이가 이라크 여성과 결혼할 계획을 세웠다며 4월 초 교제 중인 여성의 사진을 e메일로 보내왔다”고 말했다.

심씨는 “24세인 그 여성은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고 가나무역 동료직원이라고 들었다”며 “선일이가 e메일에서 그 여성의 부모님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씨가 가나무역에 입사할 때 제출했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도 이날 공개됐다.

김씨는 이 서류에 “이라크 사람들을 좀 더 온전히 섬기고 사랑하기 위한 좋은 훈련의 시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며 “아랍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사역(使役)을 하게 되면 군복무 시절 이발병과 군종병의 경험이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썼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며 평범한 삶을 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기도 끝에 중동 선교에 대한 비전을 품게 되었다”며 “중동지역이 복음에서 가장 소외돼 있고 또 내가 성장해 온 배경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서류는 심씨와 친분이 있던 서울 강서구 모 교회 J목사가 갖고 있었던 것. 심씨는 “가나무역측에서 선일이의 입사 전 목사 추천서를 요구해 내가 알고 있던 목사님에게 부탁했고, 추천서를 받기 위해 그가 자기소개서를 목사님에게 준 것”이라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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