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경제이야기]4년만의 7% 고성장 경기회복 기대 뉴욕

  • 입력 2004년 6월 16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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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가 모처럼 웃었다. 지난 4년간 미국 전국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던 뉴욕시 성장률이 올 1·4분기(1∼3월)에 평균치를 웃도는 7%의 높은 성장을 보인 것. 이는 1999년 말 이후 분기별 성장으로는 최고치다.

15일 뉴욕시 감사관은 이 기간에 새로운 일자리가 2만1100개 늘어나고 개인소득세가 전 분기에 비해 27% 증가한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새롭게 늘어난 일자리는 대부분 자영업으로 교육 및 보건서비스 분야와 전문서비스 분야가 많다. 전 분기인 작년 4·4분기(10∼12월)에는 일자리가 4100개 늘어났었다.

이것은 아주 좋은 성적은 아니다. 일자리 증가세는 전국 20개 대도시군 가운데 꼴찌에서 5등이다. 피츠버그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디트로이트만 제쳤다. 뉴욕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어쨌든 회복이 진행 중이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 성적표에 가장 기뻐하는 이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다. 그는 “뉴욕시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에 따라 진행해 온 정책의 결실이며 그 정책에 걸맞은 수치”라며 환영했다. 그는 “뉴욕을 더욱 활기차게 하고 더욱 기업친화적으로 만들고 경제를 다양화하는 내용의 경제개발전략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놓았다.

실제로 블룸버그 시장은 경제통답게 전국적인 경기후퇴와 함께 ‘9·11테러’가 빚어놓은 경기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써왔다.

블룸버그 시장은 각오를 잊지 않는다. “실업률이 2년 내 최저치이지만 여전히 많은 뉴요커들이 아메리칸 드림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환경을 바꾸기 위해 밤낮으로 일할 것이다.”

뉴욕시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기구인 시 예산국의 한 관계자는 “세금과 일자리를 제외한 다른 지표들은 들쭉날쭉하다”면서 더 따끔하게 말한다. “경제가 회복 중이지만 ‘행복의 나라가 됐다’고 노래하기엔 이르다. 숫자가 좋게 나왔지만 미국 전체에 비해서 뉴욕은 아직 경기가 훨씬 뒤처져 있고 회복세도 뒤늦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을 잊지 말라.”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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