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金 부인 장명희씨 남편 육성테이프 들고 입국

  • 입력 2004년 6월 6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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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김의 부인 장명희씨(오른쪽)는 6일 시어머니 황태남씨 빈소에 도착하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김시가 부인 장씨를 통해 보낸 '어머님 영전에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육성테이프. (아래)
로버트김의 부인 장명희씨(오른쪽)는 6일 시어머니 황태남씨 빈소에 도착하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김시가 부인 장씨를 통해 보낸 '어머님 영전에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육성테이프. (아래)
“조국은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은 조국을 사랑하는 소중한 조국,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친상을 당한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의 부인 장명희씨(61)는 6일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를 방문해 현충탑 방명록에 이같이 적었다. 이는 김씨가 평소 자주 쓰던 말이다.

장씨는 이날 오후 5시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시어머니 황태남씨(83)의 빈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장씨는 “가택연금으로 집을 떠날 수 없는 남편은 젖은 눈으로 나를 전송했다”며 “남편은 부모의 임종도 지키지 못한 크나큰 불효에 깊은 회한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김씨의 육성 테이프를 들고 입국했으며 10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한편 이날 빈소에는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 등 정관계, 사회 문화계 인사 수백명이 다녀갔다.

로버트 김 후원회는 5일 주한 미국대사관에 김씨의 일시 귀국 허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전달했다. 후원회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탄원서에서 “부모 장례를 장남이 주관하는 것은 한국의 도리이며 그렇게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불효”라며 “김씨의 입국을 허가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4일 모친의 사망 소식을 듣고 보호관찰관 배리 레이먼드와 미국 교정국 본부에 일시적인 한국 방문을 요청했다. 미국측은 “수감자는 외국에 보내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정책”이라며 이 요청을 거부했다.

이웅진 후원회장은 “형기가 끝나는 다음달 27일 판사의 허가를 받아 김씨가 귀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원회는 7일 오전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정부가 나서서 김씨를 지원하라’는 내용의 탄원서에 서명을 받는 한편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씨의 가족사진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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