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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6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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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는 정계 입문 전 후원자의 부동산 회사 가짜 사원으로 근무는 안하면서 월급만 받았던 일에 대해 2일 "인생도 가지가지, 회사원도 가지가지"라고 태연하게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직장인들은 "부모 잘 만나서 편하게 지낸 사람이 우리처럼 열심히 일하고도 걸핏하면 해고되는 회사원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기죄에 해당하는 죄를 짓고도 전혀 죄의식이 없는 '총리 자격 미달자'라는 혹평도 이어졌다.
이노우에 기이치(井上喜一) 방재담당상은 최근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동급생을 교내에서 흉기로 살해한 사건과 관련, 4일 "요즘 여자 아이들이 씩씩해졌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소녀의 엽기적 살인 사건에 대한 평으로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이 발언에 대해 정부 내에서도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는 "사회변화상을 말한 것일 뿐"이라며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다음날 각료의 실언이 이어졌다.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楨一) 재무상은 5일 자민당 동료의원의 후원회장에 참석, "전에 방화는 여성 범죄, 칼로 목을 베는 것은 남성 범죄였는데 요즘에는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물의가 일자 "범죄 통계를 보면 그렇다"고 말했으나 실제와 달랐다. 또 이노우에 장관의 '씩씩한 소녀' 발언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이라 평소 자민당 지지 성향을 보여온 요미우리신문조차 6일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정권측의 실언이 속출하자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대표는 "최근 여러 가지 발언을 보면 현 정권은 완전히 오만에 빠진 상태"라고 비판했다. 자민당 일각에서도 "장기 집권이 유력시되자 당내에 긴장감이 없어졌다"는 자성론이 일고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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