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세계 4대기전 8강 중국세 만만찮다

  • 입력 2004년 5월 30일 17시 06분


‘한국은 세계바둑계의 절대 지존, 그러나 중국도 만만치 않다.’

최근 일본 인터넷사이트인 바둑데이터베이스(http://igo.web.infoseek.co.jp)가 올해 세계대회와 관련해 흥미로운 기록을 발표했다. 올해 초부터 5월 20일까지 치러진 LG배 세계기왕전, 잉창치배, 춘란배, 후지쓰배 등 4대 세계대회의 8강 이상 진출자들을 정리해 국가별 성적을 비교한 것. ▶표 참조

집계 결과 한국이 평균 3.5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 3명, 일본 1.25명, 대만 0.25명의 순. 세계대회에서 우승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는 한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8강 진출자는 중국과 0.5명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그만큼 중국이 바짝 추격하고 있는 얘기다.

이들 4개 대회를 포함해 올해 각종 세계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기사는 이창호 9단(12승2패). 이 9단은 목진석 8단(LG배 결승)과 최철한 8단(잉창치배 8강)에게만 패했으며 외국 선수에겐 전승을 기록했다. 특히 4개 대회에서는 모두 8강에 올랐다.

최철한 8단이 7승2패, 송태곤 7단이 7승3패를 기록해 세계무대에서도 통하는 기량을 선보였다. 최근 부인을 잃은 아픔에도 불구하고 4승3패를 거둔 유창혁 9단의 분전이 돋보이고 이세돌 9단이 3승3패, 박영훈 5단이 2승, 조훈현 9단이 1승1패를 올렸다. 이들 정상급 기사 7명이 낸 성적은 36승14패로 72%의 승률.

중국은 예년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중국은 단체전인 CSK배와 TV바둑아시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 춘란배 8강에 6명이, 잉창치배 4강에 2명이 올라 우승을 넘보고 있다.

LG배에서도 5명이 참가해 2명이 8강에 올라간 점을 감안하면 성적이 나쁘지 않다. 중국은 아함동산배, 한중 이벤트기전을 포함해 32승 20패(승률 62%)를 기록했다. 중국 스포츠지인 티탄저우바오(體壇周報)는 이에 대해 “한류(韓流)가 대세인 상황에서 나름대로 선전한 것”이라며 “이창호 9단과 같은 독보적 존재가 없는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중국 기사 중 세계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기사는 쿵제 7단으로 8승2패의 전적. 위빈 9단이 6승2패, 펑취안 5단이 3승, 왕시 4단이 3승, 창하오 9단이 2승, 딩웨이 8단이 2승1패를 기록했다. 특히 펑취안 5단의 활약이 돋보인다. 그는 잉창치배에서 일본의 왕리청과 요다 노리모토 9단, 중국의 저우허양 9단을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 지난해 말 춘란배에서 대만의 저우쥔쉰, 한국의 유창혁 9단을 물리치고 8강에 진출한 것을 포함하면 국제기전 5전 전승. 중국 내에서는 속기전 준우승이 고작인 그가 세계대회에선 선전하고 있는 것에 대해 현지 바둑계도 놀라고 있다. 반면 ‘중국 랭킹1위’ 구리 7단은 4승5패, 왕레이 8단은 2승3패, 저우허양 9단은 2승4패로 부진했다.

일본은 장쉬 9단만이 4개 대회에서 세 차례 8강에 올랐을 뿐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장쉬 9단 외에 요다 노리모토(후지쓰배) 왕리청(잉창치배) 9단이 한 번씩 8강에 올랐다. 일본 기사들의 올해 성적은 15승30패(33%)에 머물고 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4개 세계 대회 8강 진출자
기사춘란배후지쓰배잉창치배LG배
이창호
장쉬
유창혁
최철한
송태곤
쿵졔
펑첸
저우허양
창하오
이세돌
조한승
원성진
박영훈
위빈
후야오위
구리
왕레이
왕밍완
요다 노리모토
저우쥔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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