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아파트 평균시세 12억원… 美동부 ‘내집사기’ 열풍

  • 입력 2004년 5월 26일 17시 56분


미국 동부의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올 1·4분기 아파트 평균 시세가 100만달러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뉴욕 맨해튼. 동아일보 자료사진
미국 동부의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올 1·4분기 아파트 평균 시세가 100만달러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뉴욕 맨해튼. 동아일보 자료사진
《뉴욕을 비롯한 미국 동부의 부동산 시장이 ‘봄의 열병(spring fever)’이라고 부를 만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모기지론(주택저당증권) 금리의 상승으로 주택 구매자들의 발길이 더욱 바빠졌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지금 집을 사 두지 않으면 영영 못 살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집값 상승=맨해튼 밀러새뮤얼 감정평가회사 조너선 밀러 사장은 “사람들이 마치 백화점 세일 마지막 날이라도 되는 것처럼 집을 사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고 말한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각 지역 부동산 회사들의 조사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맨해튼 아파트의 올해 1·4분기(1∼3월) 평균 시세는 지난해 말보다 10.6% 상승한 99만8905달러(약 11억6800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맨해튼 주택들의 중간가격(median·최고와 최저 가격의 중간 가격)도 지난해 1·4분기에 비해서 21.4% 상승한 62만5000달러로 역시 최고치였다. 브루클린도 같은 기간 13% 상승해 49만5000달러였다.

고급 저택이 많은 동부 교외 지역의 상승률은 더 높다.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서 주택의 중간가격은 167만5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7%나 상승했다. 뉴저지주 쇼트힐스의 중간가격도 28.5%오른 135만달러였다.

뉴저지주 오토 감정평가그룹의 제프리 오토 대표는 “뉴저지주에서 1·4분기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지만 매물은 5%나 감소해 주택 가격이 앞으로도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중개인연합회에 따르면 2003년 미국 전역의 주택거래는 모두 610만 건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1, 2월의 추세를 볼 때 올해 연간 신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민감한 집값=미국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 모기지론의 금리가 1%가량 오른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고 분석한다. 또 미국 동부 주요 지역의 경우 매물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그동안 부동산에 관심이 없었던 관망 세력까지 매수 심리를 발동하게 됐다는 것.

실제로 모기지론의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10년 전 8.9%대에서 지난해 6월 사상 최저인 5.36%까지 내려갔으나 올해 3월 5.53%에 이어 5월 셋째 주 현재 6.39%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집값 ‘거품’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기지론 금리 상승이 궁극적으로는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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