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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1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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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21일 “간디 당수가 총리에게 모든 임무를 떠넘김으로써 ‘책임의 부담’에서 벗어나면서도 집권당을 이끄는 권력은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국민회의당은 실제로 19일 모든 권력을 간디 당수에 집중시켰다. 간디를 당수로 재선출했을 뿐 아니라 당내 투표를 거치지 않고 총리 후보를 지명하는 권한도 부여했다. 당수가 독단적으로 총리 후보를 지명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디 당수에 대한 국민회의당의 지지도 더 확고해지고 있다. 고위 당직자인 카필 시발은 “간디 당수는 친구이자 철학자, 안내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싱 신임 총리도 “인도는 완전히 새로운 정치를 맞게 될 것”이라며 “총리는 정부를 이끌어 갈 뿐, 그 정부를 (실제로) 통제하는 집권당을 이끄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싱 총리는 또 “나의 지도자는 간디 당수”라며 “인도 국민은 간디 당수에게 투표했으며, 간디 당수는 내게 이 일(총리직)을 맡겼다”고 말했다.
AP는 싱 총리가 간디 당수의 정책에 이견을 보인 적이 한번도 없다고 지적했다. 간디 당수의 복심(腹心)이 싱 총리의 정책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싱 총리가 실정을 거듭할 경우 간디 당수가 그 비판에서 스스로를 방어해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간디 당수는 ‘외국 태생의 총리 후보’라는 야당의 공격을 잘 피해갔지만, 이미 야당은 간디 당수가 싱 총리를 조종하고 있다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인도정책연구센터의 정치분석가 브라흐마 첼라니는 “간디 당수는 총리를 선택했으며 모든 결정권을 갖고 있다”며 “책임 없는 권력을 향유한다는 것 자체가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총리와 당수로 2원화된 권력체제가 정부의 정책 결정 속도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싱 총리는 정책 결정에 앞서 연립 정권에 참여한 정당과의 협의는 물론 간디 당수의 ‘배서’를 받아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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