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국혼란 일단봉합… 불씨 여전

  • 입력 2004년 5월 19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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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지명을 둘러싼 인도의 정국혼란이 19일 만모한 싱 전 재무장관(71)이 총리로 지명됨으로써 일단 봉합됐다. 그러나 총선을 승리로 이끈 집권 국민회의당 소냐 간디 당수의 총리 취임이 불발돼 정국은 복잡하게 얽혀들고 있다.

간디 당수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당수로서 당을 이끌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 당의 국회의원 당선자 145명은 만장일치로 싱 전 장관을 총리후보로 추대했으며 압둘 칼람 대통령은 그를 총리로 지명했다.

그러나 당을 주도해온 간디 당수가 총리로 취임하지 못해 정국 파행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국민회의당 중앙위원회 위원들이 간디 당수의 총리 취임을 요구하며 전원 사퇴해 불씨가 되고 있다.

간디 당수의 지지자들도 뉴델리의 국민회의당 당사와 간디 당수의 집 주변에서 지지 시위를 벌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칼로 자해하는 소동을 벌이거나 당사 건물의 창문을 부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싱 신임 총리는 경제정책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1991년부터 96년까지 재무장관을 지내면서 사회주의 경제체제였던 인도를 시장경제체제로 변모시켜 붕괴 위기의 인도 경제를 건져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뒤 영국 옥스퍼드대를 나와 인도 중앙은행 총재를 지냈다. 총리 지명직후 그는 “인도가 가난한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 스스로 “정치의 문외한”이라고 할 만큼 정치력에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싱 신임 총리는 힌두교도들이 차지해온 총리직에 처음 오른 시크교도. 인도인 중 힌두교도는 75%, 시크교도는 5% 미만이다. 따라서 종교 갈등이 불거지거나 연정에 참여한 공산당이 자유경제체제에 배치되는 정책을 주장할 경우 입지가 좁아들 가능성도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이 진기자 leej@donga.com

뉴델리·뭄바이=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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