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軍, 팔난민촌 무차별 파괴

  • 입력 2004년 5월 19일 0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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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18일 새벽 가자지구 남단의 라파 난민캠프에 아파치 헬기와 탱크를 동원한 대대적인 공습을 펼쳐 최소 14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지고 30여명이 부상했다. 외신들은 이번 공습이 2000년 9월 팔레스타인 인티파다(민중봉기) 이후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라파에 머무는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을 색출하고 무기 밀수 거점으로 사용되는 땅굴을 파괴하기 위해 이뤄졌다. 그러나 공격 도중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가옥까지 무차별로 파괴됐다.

이스라엘군은 17일 밤 탱크 15대와 병력수송 장갑차를 동원해 라파 난민캠프 일대를 완전 봉쇄했으며 겁에 질린 난민캠프 주민들은 인근 마을로 대피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의 대외 협상을 담당하는 새브 에라카트 장관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며 “미국 등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자행되는 라파 대량학살을 즉시 중단하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을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오히려 이날 대규모 공격에 나서자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을 크게 비난했다.

이스라엘에 대해 우호적이었던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7일 요르단에서 열린 세계경제 포럼에 참석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옥 철거행위에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와 유럽연합 외무장관들도 가자지역 내 팔레스타인 가옥 파괴를 중단할 것을 이스라엘에 요구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라파=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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