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냐 간디의 인도]“평화협상 유지될까” 파키스탄 촉각

  • 입력 2004년 5월 17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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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당의 소냐 간디 당수가 승리를 거두자 인접국이자 오랜 분쟁 당사자인 파키스탄 정부 내에 미묘한 감정의 변화가 교차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총선 직후 소냐 당수의 승리를 축하했다. 미국 방문을 앞둔 쿠르쉬드 카수리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14일 새 인도정부에서도 전임자들이 시작했던 파키스탄과의 평화협상이 유지되길 희망했다.

파키스탄 여론도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전 총리의 바라티야자나타당(BJP)이 권력을 빼앗긴 것을 환영했다. 온건한 태도를 보였다고 해도 BJP는 힌두 민족주의에 뿌리를 둔 정당이라는 점에서 파키스탄에 부담이었던 게 사실.

그러나 국민회의당이 어떤 정책을 펼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파키스탄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국민회의당과 간디 가문에 대한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을 동시에 갖고 있어 더욱 그렇다.

소냐 당수의 시어머니인 인디라 간디는 1971년 인도-파키스탄 3차전쟁에서 파키스탄에 치욕적인 패배를 안겼다. 남편 라지프 간디가 총리를 지낼 때는 카슈미르에서 이슬람 분리주의 운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그가 파키스탄의 군부 독재자였던 지아 울 하크 및 후계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문제는 앞으로다. 소냐 당수가 총리가 된 이후에도 현재의 평화 프로세스가 지속될 것인지가 파키스탄의 최대 관심사다.

일부 파키스탄 여론은 벌써부터 소냐 당수가 바지파이 전 총리처럼 평화협상에 추진력을 발휘할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인도의 새 정부가 2주일도 채 남지 않은 파키스탄과의 신뢰구축 협상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지 여부가 앞으로 인도-파키스탄 관계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파키스탄은 BJP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제는 야당이 된 BJP가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국민회의당과 공조를 모색할 것인지, 아니면 급진적인 힌두 민족주의로 회귀할 것인지도 파키스탄의 관심거리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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