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송미령 평전’… 서태후보다 100배는 강했던 여자

  • 입력 2004년 5월 14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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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평전/첸팅이 지음 이양자 옮김/820쪽 3만8000원 한울

“당신은 지혜로 따지면 제갈공명 아내와도, 능력으로 말하면 측천무후와도 비교할 수 없으며, 강하기로는 서태후보다 100배 더 강하오.”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106세를 일기로 사망한 쑹메이링(宋美齡)에게 그의 남편인 장제스(蔣介石) 전 총통이 한 말.

쑹메이링을 비롯한 쑹씨 자매는 20세기 중국현대사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꼽힌다. 첫째 아이링(愛齡)은 산시(陝西)성 최대 금융 재벌과, 둘째 칭링(慶齡)은 쑨원(孫文)과 결혼했다. 중국인들은 지금도 “아이링은 돈을 사랑했고 칭링은 중국을 사랑했으며, 메이링은 권력을 사랑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여걸이 인맥과 미모, 야망으로만 권력을 좌우한 것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책벌레였고 조숙했던 그는 오만하고 독선적이었으나 아름다운 미소와 교양을 갖추고 있었다.

장제스와의 결혼 후 그는 남편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면서 개인비서, 통역관, 외교고문으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1936년의 시안(西安)사변은 그의 생애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이었다. 군벌 장쉐량(張學良)에게 감금된 장제스를 구하기 위해 직접 시안으로 달려가 담판하는 용기를 보임으로써 그는 전 세계에 자신의 담력과 외교력을 과시했다.

이 책은 중국 본토에서 이루어진 쑹메이링 연구의 첫 결실. 전기 전문작가인 저자는 “중국공산당의 개혁개방 정책 덕분에 이 책을 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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