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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7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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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장관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 출범 이후 3년간 고이즈미 총리와 호흡을 맞추며 내각의 살림꾼 역할을 해 온 인물이어서 그의 퇴진은 고이즈미 총리의 정권 운영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후쿠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금 보험료 미납 문제로) 국민의 정치불신을 증폭시킨 데 대해 부끄럽기 짝이 없다”면서 “내 자신의 보험료 미납 사실을 발표할 때까지 부적절하게 처신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후쿠다 장관은 야당의 공세에 밀려 지난달 28일 보험료 미납을 실토하기 전까지 ‘프라이버시에 관한 사항’이라며 자신을 포함한 각료들의 보험료 납부 상황 공개를 거부한 바 있다.
그는 사퇴 이유에 대해 “여야가 연금법 수정에 합의한 것을 계기로 연금과 관련한 혼란을 일단락 지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일부 주간지가 자신의 연금 보험료 미납 문제를 계속 파헤칠 움직임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고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전 총리의 장남인 그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 시절인 2000년 10월 관방장관이 된 뒤 고이즈미 내각에 이르기까지 3년반 이상 재임해 역대 최장수 관방장관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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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에는 고이즈미 총리, 후쿠다 장관과 같은 모리(森)파 소속의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60) 관방 부장관이 내정됐다.
일본 언론은 후쿠다 장관의 사임으로 ‘연금 보험료 미납 스캔들’에 연루된 다른 각료들과 제1야당인 민주당의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에 대한 사퇴 압력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직 각료 중에는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재무상,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재정금융상,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경제산업상,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무상,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청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오키나와·북방담당상 등 6명이 연금 보험료를 미납했거나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 상태. 민주당에서도 간 대표 외에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대표, 하타 쓰토무(羽田孜) 최고고문 등 거물급 정치인들의 미납사실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카가와 경제산업상은 “임면권자인 총리에게 진퇴문제를 일임했다”고 말해 사임을 각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또 민주당 내에서는 “연금 스캔들로 이미지가 실추된 간 대표가 당수직을 고수하면 7월 참의원 의원 선거에서 패배할 게 분명하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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