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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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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난 25년간 연평균 9.9%에 달하는 고도성장을 구가하면서 세계경제의 성장을 주도해 왔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매년 500억달러를 넘어서는 외국인 투자를 흡수하면서 세계의 제조창 역할을 담당해 왔다. 세계무역에 있어서도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의 수입국으로 부상해 중국은 이제 동북아, 나아가 세계경제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한 국가가 된 것이다.
▼긴축 목적은 성장잠재력 확충▼
그러나 고도성장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경기 버블이 심각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국정부가 긴축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경제는 국내의 전반적인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과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일부 제조업 분야에서 여전히 경쟁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투입되는 자금이 대부분 금융기관의 대출로 조달되고 있어 중국경제가 급락할 경우 기업의 부실은 곧바로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정부의 긴축조치는 성장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긴축에 따른 투자와 소비 등 총수요 둔화는 단기적으로는 우리의 대 중국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이 우리의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년 사이 6.5%에서 18.1%로 높아졌으며, 지난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우리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 되었다.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의 70%를 원자재와 부품이 차지하고 있어 양국간 수출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투자의 37%, 제조업 해외투자의 64%가 중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따라서 중국의 작은 변화에도 우리 경제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감기를 앓아야 하고, 베이징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서울에서는 태풍이 불어 닥치게 된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구조조정은 우리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협이 될 것이다. 중국의 경제안정화 조치는 중국경제의 연착륙을 통해 동북아와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통해 중국산 제품의 국제경쟁력이 제고됨으로써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에서 한국과 중국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충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과 중국의 경제상황 변화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기술에 기반을 둔 차별화된 제품 개발이 시급하다. 지금까지 우리의 중국에 대한 수출 확대는 중국 내 수요 증가에 의존해 왔으나 이제는 기술적으로 중국산 제품과 차별화되지 않은 제품의 수출은 한계에 부닥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우위-시장다변화 노력을▼
둘째, 우리의 수출대상과 투자대상을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향후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진출을 확대하고,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 마케팅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의 상황 변화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셋째, 이제 중국은 우리와 순망치한(脣亡齒寒)의 동반자라는 인식에서 출발하여 동북아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중국과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 내에서 일고 있는 미세한 변화까지 파악할 수 있는 ‘중국 전문정보 집적 시스템’을 구축해 중국경제의 불확실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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