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파병국 국민에 대한 선별적 살인’ 충격

  • 입력 2004년 4월 15일 18시 16분


14일(이하 현지시간) 이라크에서 납치된 이탈리아인 1명이 살해되면서 ‘파병국 국민에 대한 선별적 살인’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병국인데다 자국 민간인 5명이 피랍된 일본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인질 살해=13일 처참하게 살해된 이탈리아인과 소식이 끊긴 3명의 인질에 이어 추가로 2명이 피랍된 일본인은 ‘파병국’ 국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2일 바그다드 외곽에서 심하게 훼손된 채 발견된 시신 4구도 피랍된 미국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이라크전을 반대한 프랑스나 중국, 파병을 하지 않은 러시아 등의 피랍자들은 모두 풀려났다. 14일 석방된 프랑스인은 자신이 프랑스인임을 강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AFP통신은 “인질 납치는 무차별적이지만 석방 및 살해는 선별적으로 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일본…=인질 3명이 풀려나지 않은 상황에서 2명이 또 납치된 것으로 알려지자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은 15일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란 말만 거듭하며 연쇄 납치 충격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 애썼다.

그러나 14일 일본 비주얼저널리스트협회(JVJA)로 보내진 e메일을 통해 구체적인 피랍 정황이 공개되자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2명의 피랍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전문가들은 특히 일본인 3명을 납치했던 무장세력이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피랍자 얼굴과 신분증을 보여준 점 △정부가 강경하게 철군을 거부한 점 등이 이탈리아인을 납치한 집단의 수법과 같다는 점에서 ‘다음 희생자가 일본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줄 잇는 이라크 탈출=일본 정부는 14일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자국 언론인들에게 이라크를 떠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러시아도 15일부터 이라크에 근무하는 자국민과 독립국가연합(CIS) 교민 800명을 대피시킬 계획이다.

스페인 언론사들도 바그다드호텔에 머물고 있는 특파원들을 귀국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포르투갈방송도 이라크 특파원을 수일 내에 철수시키기로 했다. 독일 구호단체 ‘헬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 구호단체들도 요원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바그다드=외신 종합 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