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대통령 탄핵 가결

  • 입력 2004년 4월 6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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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란다스 팍사스 리투아니아 대통령(47)이 6일(현지시간) 의회의 탄핵에 의해 사임했다.

리투아니아 의회는 3건의 탄핵 사유에 대해 차례로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3건 모두 탄핵에 필요한 85석을 넘는 찬성표를 얻어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그러나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의원들은 투표를 거부해 141명의 의원 중 116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헌법에 따라 아르투스 파울라우스카스 의회 의장이 잠정적으로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며 2개월 안에 대선을 실시해 새 대통령을 뽑게 된다. 대선은 이르면 다음 달 초에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의회는 팍사스 대통령을 출석시켜 최후진술을 들었다. 팍사스 대통령은 “실수를 저질렀다”고 사과하면서도 “탄핵받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냐”고 의원들에게 항변했다. 그러나 의회의 결정을 명예롭게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팍사스 대통령은 지난주 헌법재판소 심리에서도 위법을 저질렀다는 판결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월 대선 당시 러시아 마피아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의심받는 러시아 기업인 유리 보리소프에게서 선거자금을 지원받았으며 당선된 후 보리소프씨에게 불법으로 시민권을 내줬다. 또 공안당국이 보리소프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이 사실을 미리 알려주는 등 기밀을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동안 팍사스 대통령은 “탄핵은 나를 몰아내기 위한 의회의 정치적 음모”라며 반발해 왔다.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했고 다음달 유럽연합(EU) 가입을 앞두고 있는 리투아니아는 대통령이 탄핵으로 사임한 첫 번째 유럽 국가가 됐다.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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