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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21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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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투데이는 국제부 기자 잭 켈리(43·사진)가 작성한 기사들을 조사한 결과 광범한 조작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크레이그 문 사장은 “우리는 켈리 기자의 문제점들을 진작 알지 못해 독자의 기대를 저버렸다”면서 지면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USA투데이는 1993년부터 2003년까지 10년간 켈리씨가 작성한 720여건의 기사를 조사했다. 그 결과 △최소한 8개의 주요 기사에서 상당 부분을 꾸며내고 △24개의 취재원 발언을 경쟁지에서 베끼고 △그의 기사를 조사하는 사람들을 오도하기 위한 음모를 꾸몄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일례로 켈리씨는 2000년 쿠바의 호텔 직원이 보트로 탈출하다 사망했다는 기사를 썼지만 그 여성은 탈출하지도 사망하지도 않았다. 그 여성은 이 기사로 인해 일자리와 이민 기회를 잃을 뻔했다는 것.
워싱턴포스트는 20일 “USA투데이가 밝힌 조작 내용은 대상 지역과 지속 기간에 비추어 볼 때 지난해 표절 및 허위기사를 썼다가 사직한 뉴욕타임스의 제이슨 블레어 사건을 능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켈리씨는 21년간 USA투데이에 근무하며 이집트 러시아 체첸 코소보 유고슬라비아 쿠바 이스라엘 파키스탄 등 위험지역을 취재하면서 스타 기자로 떠올랐고 5차례나 퓰리처상 후보로 지명됐다.
켈리씨는 1월 조사가 시작되자 한 러시아 여성에게 세르비아인 통역자로 가장해 조사 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거짓말을 해달라고 부탁한 사실을 인정한 뒤 사직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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