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지원 석재현씨 가석방…中서 14개월간 수감

  • 입력 2004년 3월 18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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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억류됐다 19일 가석방으로 풀려나는 프리랜서 사진기자 석재현씨와 부인 강혜원씨의 수감전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중국에 억류됐다 19일 가석방으로 풀려나는 프리랜서 사진기자 석재현씨와 부인 강혜원씨의 수감전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1월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항에서 탈북자들의 ‘보트 탈출’을 도운 혐의로 중국 당국에 붙잡혀 억류돼 온 프리랜서 사진기자 석재현(石宰睍·34·경일대 강사)씨가 19일 가석방돼 1년2개월여의 수형생활을 마치고 귀국한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산둥성 교정당국으로부터 석씨의 수형기간이 형량의 절반인 1년을 지났고, 그동안 화이팡(淮坊)교도소에서 모범적으로 수형생활을 해온 점을 감안해 가석방하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석씨는 가석방 후 강제추방 형식으로 귀국이 허용된다.

석씨는 지난해 5월 22일 옌타이 중급법원에서 불법 월경(越境)조직죄가 적용돼 징역 2년에 벌금 5000위안(약 75만원)을 선고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12월 2심인 산둥성 고급법원에서 같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석씨의 신병이 억류된 지 1년이 되고 2년 형기의 절반을 채운 1월 18일을 전후해 중국 당국에 석씨가 가석방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그동안 중국을 오가며 남편의 옥바라지를 했던 부인 강혜원(姜惠媛·38·대구 수성구 두산동)씨는 18일 옷과 비행기표 등을 챙겨 중국으로 갔다.

강씨는 “동상이 심하게 걸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진 남편이 풀려난다는 소식에 뜬눈으로 밤을 샜다”며 “남편 석방에 애써준 사진작가들과 언론,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씨는 “남편이 감옥에 있던 모습 등을 찍은 사진을 모아 조그마한 전시회를 열 생각”이라고 말했다.

석씨는 다음 학기부터 경일대(경북 경산시) 사진영상학부에서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한편 석씨의 석방을 위해 구명운동을 펼쳐온 ‘국경 없는 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 등은 이번 조치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취재만을 했던 그를 중국이 1년여 동안이나 형을 살게 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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