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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8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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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의 도박산업 독점체제가 깨진 지 2년. 새로 진입한 해외업체들이 기존 업체에 대항해 경쟁적으로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 마카오를 세계 도박시장의 중심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마카오에 베팅하는 도박업계=2002년 1월 마카오는 입찰을 통해 3개 업체에 도박업 허가를 내줬다. 이에 따라 40년간 마카오 도박계를 독점해왔던 스탠리 호의 SJM 외에 미국의 윈 리조트와 갤럭시-아델슨 컨소시엄이 3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3개 업체가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인구 44만명의 마카오에는 수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줄을 잇고 있다.
미국계 아델슨은 2억4000만달러를 들여 카지노 ‘라스베이거스 샌드’를 짓고 있다. 올 2·4분기 완공 예정. 윈 리조트는 다른 지역에 5억달러 규모의 리조트 카지노를 지을 계획이다.
터줏대감 SJM은 1억2200만달러를 들여 쇼핑 레저 복합 몰을 짓고 있다. 마카오의 상징으로 군림해온 ‘리스보아’ 카지노 옆에는 30층짜리 호텔 카지노 ‘리스보아2’가 새로 들어설 예정.
▽도박과 함께 성장하는 마카오 경제=6년 연속 정체 혹은 마이너스 성장이던 마카오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약 9%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7월 중국 일부 도시에서 홍콩과 마카오로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관광객이 대폭 늘어난 것도 한 몫 했다.
마카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애틀랜틱시티에 이어 세계 3위의 도박 도시. 이런 성장세라면 올해 말 애틀랜틱시티를 제치고 2위가 될 수도 있다고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최신호(11일자)는 전망했다.
▽터줏대감의 수성=독점시대가 막을 내렸지만 기존 업체 SJM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1980년대부터 SJM은 큰손 고객을 따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마카오 전체 도박 수입의 75%는 70여개의 VIP홀에서 게임을 하는 이들 큰손들로부터 나온다. 큰손을 연결하는 일은 여행사가 맡는다. 여행사가 도박꾼에게 편법으로 판돈을 꿔주기도 한다.
미국계 업체들은 바로 이 부분을 흉내 내기 어렵다. 중국의 큰손 고객 정보를 꿰고 있는 여행사들은 이미 SJM과 거래하고 있는 데다 불법으로 판돈을 대출해주는 여행사와 제휴하면 자칫 미 국내법으로 영업이 정지될 수도 있기 때문.
▽외국계의 도전=미국계 업체들은 우선 큰손 고객이 아닌 일반 고객부터 공략해 나가고 있다. 마카오 도박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일반고객 시장의 연간 규모는 8억7500만달러.
올해 안에 카지노나 여행사도 판돈을 꾸어 줄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될 전망이어서 앞으로 큰손 고객을 겨냥한 각축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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