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발트3國 군사기지 설치 말라”…나토에 경고

  • 입력 2004년 3월 7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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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러시아를 사실상 준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며 ‘19+1(19개 회원국과 러시아)’ 체제를 출범시켰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다시 러시아와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때 NATO에 정식으로 가입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낳았던 러시아가 최근 NATO의 확장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6일 “NATO가 옛 소련에서 독립한 발트3국에 군사기지 설치를 강행할 경우 러시아는 대응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발트3국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바노프 장관은 “냉전 이후 러시아는 어느 나라에도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며 NATO를 비난했다.

러시아는 옛 소련의 영향력 아래 있었던 동유럽국가들의 NATO 가입을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999년 폴란드 등 동유럽 3개국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던 NATO는 슬로바키아 등 7개국의 신규 가입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는 “NATO의 무차별 확장은 1990년 양측이 전력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맺은 유럽재래식무기감축협정(CFE)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이 NATO에 합류하면서 전력 균형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NATO는 “전략적 동반자인 러시아에 위협을 가할 의도가 없다”며 러시아를 달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야프 데 호프 스헤페르 NATO 사무총장은 “다음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NATO 외무장관 회의에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초청했으며 6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NATO 정상회의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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