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 사겠다” 컴캐스트 공개 인수제안

  • 입력 2004년 2월 12일 16시 24분


미국의 케이블 TV업체 컴캐스트가 11일 거대 연예 미디어 업체 월트 디즈니 인수를 공개 제안했다.

컴캐스트는 미국 35개주에서 2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TV 및 인터넷 서비스 업체이며 월트 디즈니는 ABC, ESPN을 비롯한 방송국과 놀이공원, 유람선 사업 등을 운영하는 업체다.

두 업체의 합병은 AOL 타임워너에 이어 미디어와 통신, 연예사업 부문을 포괄하는 거대 업체의 탄생이란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컴캐스트는 디즈니 주식 1주당 자사 주식 0.78주를 교환하고 부채를 떠안는 방식의 인수를 제안했다. 이는 전날 디즈니 주식 종가에 10%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컴캐스트는 660억달러에 달하는 이 거래가 성사되면 디즈니의 현 주주들은 통합업체의 지분 42%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 최고경영자는 성명을 통해 "양사의 합병은 주주 가치를 증대할 뿐만 아니라 통합 업체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트디즈니는 어떤 회사인가?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영화제작 스튜디오와 ABC 방송국, 놀이동산인 디즈니랜드 등을 가지고 있는 월트 디즈니를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월트 디즈니의 시초는 만화영화 제작가인 월트 디즈니가 1928년에 세운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 백설공주(1937년)를 포함해 피노키오(1940년), 인어공주(1989년), 미녀와 야수(1990년) 등 월트 디즈니가 내놓는 만화 영화마다 크게 히트를 쳤다.

월트 디즈니는 1984년 ABC 방송국에서 일한 마이클 아이스너를 영입하면서 한 단계 도약을 하게 된다.

아이스너 회장은 1994년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후 1996년에 ABC방송을 19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디즈니의 사업다각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ABC방송의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월트 디즈니는 1990년대 후반 경영 위기를 맞게 된다.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실적부진을 이유로 아이스너 회장을 최악의 CEO로 꼽았고,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아이스너 회장은 디즈니의 생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스너 회장은 올 1월 '니모를 찾아서'를 공동 제작했던 픽사(Pixar)와 협력관계를 끝내 시장의 불안을 야기하기도 했다.

또 창업주 가문의 로이 디즈니 등 일부 대주주가 아이스너 회장의 경영방침에 반발해 퇴진을 요구하고 있어 최근 월트 디즈니에는 경영 불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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