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경찰서 테러]경찰 지망자 수백명 대기중 '꽝'

  • 입력 2004년 2월 11일 0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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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50명이 숨진 이라크 이스칸다리야 차량 폭탄 테러는 수백명의 민간인이 경찰직에 지원하기 위해 경찰서에 모여 있는 동안 발생했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대부분의 희생자는 신청서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던 이라크 민간인이었다.

테러범은 붉은 픽업트럭을 타고 경찰서를 지나가면서 폭탄을 터뜨렸다. 현장에 달려간 AFP통신 사진기자는 폭발로 인해 약 25m 크기의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고, 1층짜리 경찰서 건물 전면이 부서지고 차량 15대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목격자인 후세인 모하메드(18)는 이날 오전 9시15분경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으며 경찰서 인근 거리에까지 시체의 일부가 처참하게 흩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지의 의료시설 부족으로 부상자들은 바그다드의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인근 폴란드 군인병원으로 실려 갔다.

부상자 중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이번 테러가 미군의 소행이라는 악성 루머가 퍼지면서 성난 주민들이 사건 현장인 경찰서로 몰려들자 경찰이 공포를 발사하기도 했다.

이스칸다리야는 시아파 이슬람 거주지로 지금까지 테러가 끊이지 않았던 수니 삼각지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 비교적 안정된 지역이었다. 그러나 미군 관계자는 9일 테러조직 간부들에게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종족 갈등을 조장할 것을 독려하는 알 카에다의 편지를 입수했다고 경고했다. 1일에는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서 이슬람 축제가 열리는 동안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00명이 사망했고, 지난해 12월 14일에는 바그다드 서쪽 칼리디야 경찰서 밖에서 경찰직 지원자 등 19명이 숨졌다. 최근의 테러는 이처럼 다중이 모이는 행사를 겨냥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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