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여행전문가의 ‘동경 올빼미투어’ 체험기

  • 입력 2004년 2월 4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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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23만원으로 도쿄를 1박3일간 여행할 수 있어 화제가 되는 ‘동경 올빼미투어’를 프리랜서 트래블라이터 천세리씨가 직접 다녀왔다. 일본어를 전혀 할 줄 모르지만 이 여행에 도전해 보려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여행기를 정리했다.

토요일 오전 2시. 모두 잠들었을 시각.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은 올빼미투어 여행자로 부산하다. 여행객이야 들뜬 기분에 하룻밤 새우는 것이 오히려 즐겁겠지만 그런 여행객을 위해 밤새워 일하는 공항근무자(세관 법무부 경찰 등)들은 어떨까. 미안함이 앞설 뿐이다.

오전 3시15분. 스카이마크 항공사의 보잉 767기가 게이트를 떠났다. 하네다(羽田)공항 도착은 5시15분. 여객터미널에서 셔틀버스(무료)에 올랐다. 시내로 가는 교통편인 게이큐(京急)선 열차나 모노레일이 출발하는 하네다공항의 국내선 터미널로 가기 위해서다.

이틀간 여행길에는 철도 승차권이 좋다. ‘JR 2일권’이면 OK. 공항 오가는 모노레일(왕복권)과 도쿄에서 자주 타는 JR야마노테(山手)선을 무제한 탈 수 있으니까.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도쿄만 매립지에 건설한 오다이바(お台場). 미래도시나 놀이공원처럼 보이는 이곳은 도쿄 제1의 데이트 장소란다. JR신바시(新橋)역에서 ‘유리카모메(ゆりかもめ)’라는 무인 모노레일을 타고 간다. 모노레일은 1일권이 800엔, 린카이(りんかい)선과 수상버스를 포함한 통합권은 900엔이다. JR야마노테선을 이용하거나 시내 관광도 할 예정이라면 통합권을 사자.

오다이바에는 오에도온센 모노가타리(大江戶溫泉物語)라는 온천장이 있다. 오전 6시경 도착했다면 몰라도 7시경이라면 온천욕은 오후 6시 이후로 미루자. 오전 7시∼오후 6시는 요금이 비싸다.

오다이바를 가려면 다이바(台場)역에서 내리자. 어쿠아시티, 도쿄 비치로 가는 길목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해변은 인공이다. 너무 잘 꾸며져 믿기지 않을 정도다. 외관이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후지TV 방송국의 입장료는 500엔이다. 모노레일 유리카모메로 아오미(靑海)역으로 이동했다. 도요타자동차 전시관인 메가웹, 팔레트 타운 등 쇼핑몰, 게임센터 레저랜드 등 역 주변에는 볼거리가 많다. 비너스 포트(쇼핑몰)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곳. 오다이바는 밤에도 야경이 멋진 곳이다. 미나토(港)구를 잇는 레인보 브리지에 조명이 들어오면 연인들의 발길이 잦아진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체력이 남아 있다면 하라주쿠(原宿)나 시부야 거리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둘째 날. 상가와 쇼핑몰은 오전 10시에 문을 연다. 짐은 호텔(벨 데스크)에 맡기거나 하마마쓰초(濱松町)역의 무인보관소(300엔)에 두자. 이 역은 공항행 모노레일의 환승역이다. JR야마노테선으로 전자상가 아키하바라(秋葉原)로 갔다. 최신 제품을 볼 수 있었지만 가격은 그리 싸지 않았다. 빅카메라, 요도바시 카메라, 기무라야 같은 전문백화점과 별 차이가 없었다. 전문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면 꼭 포인트카드를 만들어 두자.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오늘 찾을 곳은 요코하마(構濱). 도쿄시내에서 30km 거리다. 이국적 분위기의 국제 항구도시로 쇼핑센터와 놀이공원(시파라다이스)이 여행 포인트. JR야마노테선으로 시나가와(品川)역에 가서 게이큐선으로 갈아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게이큐선 ‘1번 승강장’은 하네다공항행 열차와 요코하마행 열차가 모두 정차하니 반드시 전광판의 열차 행선지 정보를 확인한 뒤 승차한다. 게이큐선으로 요코하마까지는 15분 거리다.

대관람차(Big Wheel·바람개비 모양의 거대한 원형 탈것)와 놀이공원, 70층의 랜드마크타워(빌딩), 미라토미라이21(미래형 도시)은 요코하마의 상징. 사쿠라키초(櫻木町)역 부근에 있다. 사쿠라키초역은 요코하마역에서 게이힌도호쿠센(京濱東北線) 열차로 세 번째 정거장이다. 퀸즈스퀘어 등 큰 쇼핑몰을 지나 야외로 나가면 바다가 보이는 린카이공원과 항구의 벽돌창고를 개조한 쇼핑가 ‘아카렌가 소고’가 나온다. 차이나타운 역시 요코하마의 명물. 그러나 늦어도 오후 10시30분까지 하네다공항에 도착하려면 요코하마를 오후 8시경에는 떠나야 한다. 그러니 시간 배분을 잘해야 들를 수 있다. 귀로는 도쿄도요코(東京東構)선으로 시부야로 직행했다. 소요 시간은 40여분. 시부야에서는 JR야마노테선으로 하마마쓰초까지 이동해 여기서 공항행 모노레일을 갈아탔다.

●소요 경비

▽교통비(1인)=3560엔

▽식비(2인) △제1일=점심(피자, 스파게티) 2350엔, 저녁(오믈렛) 2050엔 △제2일=점심(우동, 소바) 200엔, 저녁(회전초밥) 2400엔

▽오에도온센 모노가타리(온천·1인 입장료) △새벽(오전 5∼7시 입장 시)=1575엔 △대낮(오전 11시∼낮 12시)=2827엔 △저녁(오후 6시 이후 입장 시)=1987엔 △주말=4시간 이상 이용 시 시간당 800엔 추가.

▽잡비(1인)=2000엔

●참고할 만한 여행가이드

‘동경 지하철여행-일본 드라마&영화촬영지’(교학사) 8800원.천 세 리·프리랜서 트래블라이터

나가노현야마노우치마치=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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