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弱달러 심각하지 않다니…"…美 그린스펀 발언에 발끈

  • 입력 2004년 1월 14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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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는 ‘강(强) 유로, 약(弱) 달러’ 현상을 놓고 유럽연합(EU)과 미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 등 다른 나라의 통화보다 가치가 떨어지긴 했지만 달러화 약세는 심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어 “달러화 약세가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있으며 세계경제의 회복세에 걸림돌로 작용하지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프랑스와 독일 등 EU 주요 회원국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프랑시스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이번 서방선진7개국(G7) 재무장관회의에서 유로화가 강세가 아니라 달러화가 지나치게 약세라는 점을 성명서에 담겠다”고 밝혔다. G7 회의는 2월 6일 미 플로리다주에서 열린다.

그린스펀 의장과 함께 세미나에 참석했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달러화 약세가 우려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유로화는 최근 1년간 달러화 대비 가치가 20% 넘게 올라 회복단계의 EU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G7 성명에 달러화의 가치를 올린다는 어떤 문구에도 반대하고 있다고 초안 작성에 참여한 EU 관리들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수출을 촉진시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약한 달러를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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