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방송 “빈 라덴, 제2의 9·11계획 승인”… 지구촌 초비상

  • 입력 2003년 12월 24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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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과격세력들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틈타 대규모 테러를 벌일 것이라는 첩보에 따라 미국뿐 아니라 영국 터키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 나라에 대한 알 카에다의 테러 계획 일부가 입수되고 있으며 해당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오사마 빈라덴은 외국 항공기를 납치해 미국에 테러를 가하는 구체적 계획을 승인했다고 MSNBC가 23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정보관리들의 말을 빌려 알 카에다가 테러에 이용할 비행기 편명까지 확보하고 있으며 공격 대상으로 인구 2000여명의 시골마을 버지니아주 태퍼해넉을 물망에 올려놓고 있다고 전했다. 안전지대가 없다는 공포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내년 1월 대규모 회의와 무역박람회가 예정된 라스베이거스도 물망에 올려두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다른 정보 관리는 원유를 선적하는 알래스카 발데스항 등 미 본토 외곽의 시설이 주요 타격 대상이라는 정보도 들어왔다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은 여객기보다 화물기가 탈취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 정부는 유럽과 중남미에서 출발하는 민항기들에 대해 검문검색을 철저히 해 줄 것을 해당국들에 요청했다.

미 전역의 댐 다리 핵발전소 화학공장 등 테러 우려가 높은 모든 시설에 대한 경계도 대폭 강화됐다.

미 국무부는 또 바레인의 미국인들에게 “테러첩보가 있으니 크리스마스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외국인이 많은 곳과 불필요한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터키=터키 경찰은 이슬람 과격 세력이 크리스마스 연휴기간 중 자국 내 서방 목표물과 유명 쇼핑몰 아크메르케즈 등에 대해 대규모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비상경계근무에 들어갔다.

터키 경찰은 이미 테러범들이 시리아를 통해 잠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영국 정부는 31일 런던시내 트래펄가 광장, 의회 광장 등 도심에 1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보고 지난해보다 많은 3000명의 경찰을 배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현재 영국 내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테러 경보가 발령된 상태”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알 카에다의 분파인 알하마라마얀 여단이 최근 사우디 정권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겠다며 알 카에다로부터 분리 독립해 나와 테러 위협이 한층 더 높아졌다.

사우디의 알 카에다 내에서는 최근 사우디 정권을 공격해야 한다는 분파와 미국인들을 공격해야 한다는 분파가 격렬한 논쟁을 벌였으며 양 분파가 서로 갈라섰다.

한편 인도네시아 역시 연말연시 테러를 우려해 경계령을 강화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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