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활동지침 “햄 돼지고기 주민앞에 꺼내지 말라”

  • 입력 2003년 12월 19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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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이슬람성경)을 신성시하라. 햄 개고기 오징어 문어 돼지고기를 먹거나 현지 주민에게 주지 말라. 종파 민족간 분쟁에 중립을 지켜라.’

국가정보원은 19일 추가파병 결정을 계기로 한국군의 성공적인 현지 활동을 위해 ‘이라크 현지 활동 가이드’를 펴냈다. 지침서는 210쪽 분량으로 인구의 95%가 이슬람교도인 이라크에서의 파병활동이 성공하려면 이슬람교 신앙 활동을 철저히 존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우선 ‘코란’을 훼손하는 행위를 삼가고, 알라신(神)을 모독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글씨나 문양이 들어있는 옷과 신발 착용을 피해야 한다. 또 수색활동 때 사원 출입을 가급적 자제하고, 불가피할 경우라도 군화에 덧버선을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현지인 앞에서 햄 개고기 오징어 문어 돼지고기를 꺼내 들어선 안 된다는 점도 지침서는 지적하고 있다.

종파 민족간 분쟁에는 중립을 견지하고 결혼식이나 장례식장에서 총을 쏘지 말아야 하며 연장자나 지도급 인사에게 각별한 예우를 갖추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또 현지 남성들이 즐기는 카드나 도미노게임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남성 군인이 여성에게 말을 걸고 몸수색을 하거나 쌍안경으로 여성을 지켜보면 오해받기 십상이라는 충고도 눈에 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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